하나의 대상에 대한 세가지의 서로 다른 시선(수집, 재구성, 해체) 통해 이미지 본연의 맥락 변화와 확장 탐구

전시 ‘The Unreliable Narrator: 신뢰할 수 없는 화자’는 ‘사진은 진실을 담보한다’는 고전적인 믿음에 정중한 의문을 던지며, 관객 스스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제안하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다. 사진, 영화, AI 등 다양한 매체의 창작자들이 '이미지'를 둘러싼 다층적 해석을 선보이는 실험적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전시는 '수집', '재구성', '해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각 아티스트의 작업을 조명한다. 사진 매체를 다루는 김명아 작가는 두 장의 사진을 결합한 딥틱(Diptych) 구성을 통해 사진 본연의 맥락을 해체(Dislocating)한다. 작가의 손길을 거쳐 익숙했던 사진은 본래의 형상을 잃고, 새로운 서사를 구축하기 위한 파편화된 재료가 된다.
작가는 오랜 시간 이미지의 조합과 해체를 반복하며 구축한 고유의 ‘시각적 문법’을 제시하되, 그 해설의 몫은 온전히 관객에게 남겨둔다. “제시된 이미지 앞에서 수동적인 관찰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적극적인 서술자로 개입해 자신만의 해설을 찾아낼 것인가.” 이 선택은 본 전시가 관객에게 던지는 또 다른 질문이다.
이번 실험적 여정에는 영화감독 노덕과 AI·실감미디어 아티스트 박선주가 협업자로 참여한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대상을 오려내어 조합하고(Collage), 허구의 살을 붙이며(Storytelling), 때로는 맥락을 소거함으로써(AI Deformation) 스스로 ‘신뢰할 수 없는 화자’가 되기를 자처한다.
결국 이 전시의 목적은 관객이 불확실한 이미지와 텍스트의 틈새에서 자신만의 진실을 발견하고, 스스로가 또 다른 ‘화자(Narrator)’가 되어 전시장을 나서게 하는 데 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이미지의 범람 시대, 우리는 이미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자 한다.
세 명의 창작자가 동일한 이미지를 두고 서로 다른 층위의 해석을 시도한다. 김명아 사진작가는 수집된 이미지를 재배치하여 고착된 맥락을 해체하는 수집과 조합(The Collector & Image Topologist)의 관점에서 이미지를 다룬다. 충돌하고 반목하는 두 사진의 조합은 기존의 해석 체계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서사의 출구를 제안하고, 이 낯선 이미지 단위는 관객이 규정된 해석을 넘어 자신만의 서사를 시작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유의 여지를 제공한다.

영화감독 노덕은 김명아 작가의 사진조합들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의 단서를 제시(서사의 재구성, The Storyteller)한다. 파편화된 이미지의 충돌과 만남에서 드라마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실마리들을 짧은 문장들로 도출함으로써 관객 개개인의 내면에 잠재된 상상력을 자극하고 확장한다.
마지막으로 AI·실감미디어아티스트 박선주는 Semi(ai)와 함께 김명아 작가의 사진을 가상의 수조에 담아 용해시켜, 이미지에 고착된 기의와 기표를 해체하고 지각을 무화시키는 해체와 변형(The AI Deconstructor)을 선보인다. 대상을 규정하던 지식체계를 소거한 자리에, AI 콘텍스트 프롬프팅을 통해 사회적 맥락이 제거된 어린아이의 시선을 개입시키고, AI 기술을 망각의 알고리즘으로 작동시켜 사진 속 이미지를 처음 만난 오브제로 재인식하고, 그 형태와 심상을 자유롭게 변형하여 제시한다.
전시 관계자는 “전시 제목 ‘The Unreliable Narrator’는 각 아티스트가 제시하는 이미지의 맥락을 믿을 수 없는 이야기꾼에 비유한 것이다. 김명아의 해체적 접근, 노덕의 서사 재구성, 박선주의 맥락 삭제는 서로 충돌하며 새로운 사유의 장을 연다. 관람객은 이 세 가지 시선 사이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규정된 해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제4의 화자가 되어 이미지를 재해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대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세 아티스트의 융합된 실험을 통해 관객은 단순한 감상자가 아닌,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주체로서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아, 노덕, 박선주가 참여하는 전시 ‘The Unreliable Narrator’는 갤러리 비투프로젝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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