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쿠배놀 해부①] AI 수익 본격화하는 네이버…'디지털 비서' 체질 개선 가속도

김유승 기자

2026-03-12 15:22:23

올해 'AI 수익화' 원년 목표…커머스 위주 수익 제고
최근 '쇼핑 AI 에이전트' 선봬…비즈니스 모델로 연결
데이터 축적 활용해 경쟁력 강화…금융·글로벌도 박차
"매출 재편 예측 어려워…1분기 실적으로 성과 확인"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검색에서 출발한 네이버의 플랫폼 전략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네이버는 플랫폼 전환과 AI·로봇 등 미래 기술 연구를 위해 연간 2조 원이 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단순한 대화형 AI 서비스를 넘어 쇼핑, 금융, 콘텐츠 추천까지 수행하는 ‘디지털 비서’ 형태로 진화하기 위해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를 ‘AI 수익화의 원년’으로 삼고 서비스 전반을 AI·클라우드 기반 구조로 전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물던 생성형 AI 기술을 실제 비즈니스 모델(BM)로 연결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네이버의 사업 구조는 △검색·광고(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엔터프라이즈 등 5개 축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법인인 네이버클라우드와 피지컬 AI와 로보틱스를 연구하는 네이버랩스가 핵심 기술을 공급해 각 서비스에 적용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쇼핑 중심의 ‘AI 에이전트’ 전략이다. 네이버는 최근 대화형 서비스 하이퍼클로바X를 종료한 대신, 지난 2월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전격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커머스 특화 언어모델 ‘쇼핑 인텔리전스’를 기반으로 한다. 이용자가 쇼핑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상품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단순 검색을 넘어 ‘구매를 돕는 AI 비서’로 플랫폼 경험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다만 베타 단계인 만큼 질문 이해도 개선과 추천 범위 확대 등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비스 전 영역에서의 AI 고도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상반기 중 모바일 메인 화면에 ‘AI 탭’을 신설하고, 로컬·금융·여행 등 주요 서비스에 ‘AI 브리핑’ 기능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직접 정보를 탐색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핵심 정보를 요약해 제공하는 구조로 개편해 매출 확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핀테크와 콘텐츠 등 전 부문에서 AI 추천 기능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글로벌 언어모델 경쟁에서 단순 성능 경쟁보다 ‘서비스 중심’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챗GPT나 제미나이 등 글로벌 모델과 정면 승부를 벌이기 어려운 만큼, 기존 플랫폼에서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분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생성형 AI에 진출할 때 후발주자라는 인식이 있었을 것”이라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고민한 끝에, 이커머스와 연계된 분야에서 새로운 위치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메신저 서비스로 성공하며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사례가 있고, 신사업 발굴에도 강점을 지닌 기업이다. 그런 만큼 해외에서도 적합한 위치를 찾아 향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해 사업 구조의 대대적인 개편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부터 매출 구분을 △네이버 플랫폼(광고) △파이낸셜 플랫폼 △글로벌 도전(C2C·콘텐츠·엔터프라이즈) 등 3대 축으로 재편한다. 기존 검색·커머스뿐 아니라 금융과 글로벌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서치 플랫폼 매출 비중은 35.2%로, 과거보다 검색 광고 의존도가 크게 낮아진 상태다. 네이버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향후 플랫폼 다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술 고도화와 현장 적용을 위한 조직 개편 역시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인 ‘R-TF’를 신설해 네이버랩스의 공간지능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글로벌 B2B·B2G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타트업 투자 조직 D2SF를 통해 미국 피지컬 AI 스타트업 ‘카멜레온’과 ‘애니웨어 로보틱스’에 신규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선점 기반을 닦았다. 지난 2024년 1조8579억원 규모였던 연구개발(R&D) 비용도 지난해 2조2217억원으로 19.5% 확대했다.

이밖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소버린 AI’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일본 등 국가별 데이터 기반의 독립적인 AI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 확보에 나섰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는 사우디 정부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디지털 트윈 및 슈퍼앱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광고와 검색, 쇼핑 등 주요 서비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접목해 3분기부터 분기별 매출 성장을 확인한 만큼, 이 방침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AI가 수익화에 얼마나 기여할지와 매출 비중 재편에 대해서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5월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그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개인화 추천 등 AI 고도화를 지속하며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네이버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최근 네이버의 주가 흐름이 부진한 것도 구글과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교수는 "5000만 내수 시장을 넘어 80억 세계 인구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영어 서비스 확대 등 글로벌 전략이 시급하다"며 "네이버가 한국에서 구축한 우수한 통신 인프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분발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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