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부동산 전세사기, 계약 무효로 보증금...사전 확인 필수

이병학 기자

2025-11-20 08:00:00

사진=송현영 변호사
사진=송현영 변호사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신탁 부동산을 이용한 신종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입주 수개월 만에 수억 원의 보증금을 날리고 불법 점유자로 내몰리는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기존 전세사기와 달리 신탁사의 동의 없이 체결된 계약은 처음부터 법적으로 무효가 되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조차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신탁 부동산 사기는 건물주가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신탁으로 맡긴 상태에서, 신탁사의 동의 없이 임차인과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경우 계약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를 마쳤어도 법적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다. 더욱이 해당 부동산이 공매로 넘어가면 임차인은 보증금을 잃은 채 쫓겨나고, 신탁사로부터 불법 점유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청구 당할 수 있다.

신탁 부동산이란 건물주가 자신의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겨 관리하도록 하는 제도로, 이 경우 실질적인 소유와 관리 권한은 신탁사가 갖게 된다. 따라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려면 반드시 신탁사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부 악성 임대인들은 급전이 필요하거나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도가 어려워지자, 신탁사의 동의 없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차인을 받아 사기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많은 임차인들이 여전히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만 있으면 안전하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부동산 중개인조차 신탁 동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문서상으로만 확인하고 안전하다고 안심시키는 경우가 많다. 등기부등본에 신탁 등기가 명시되어 있지만, 작게 적혀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헌 송현영 변호사는 “신탁 부동산 사기는 계약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기존 전세사기보다 더 위험하다”며, “등기부등본에서 신탁 등기 여부를 확인하고, 신탁 원부를 직접 발급받아 임대차 권한이 허용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탁사가 발행한 임대차 계약 동의서 원본을 확보하고, 신탁사에 직접 전화해 진위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라며, “계약서 특약란에 신탁사 동의서 첨부 조항을 명시하고, HUG나 SGI 전세금 반환보장 보험 가입 가능 여부도 사전에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탁 부동산 전세사기는 사전 확인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등기부등본에 신탁이라는 글자가 보인다면 반드시 신탁 원부를 발급받고, 신탁사의 공식 동의서를 확보해야 한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매물일수록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중개사의 말만 믿지 말고 직접 확인하는 것이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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