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사용자 편의성 개선‧수수료 인하까지...1위 수성에 '재도약' 발판?

쿠팡이츠, MAU 1000만명 돌파…지난해比 81%↑
배달앱 시장 '무료배달' 앞세워 재편되나
배민, 이용자·외식업주 '불만' 적극 반영

최효경 기자

2025-02-05 17:52:05

배달의민족 관련 이미지. =최효경 기자
배달의민족 관련 이미지. =최효경 기자
[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국내 대표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은 배달앱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며 1위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쿠팡이츠가 △이용자 수(MAU) △카드 결제액 △점유율 등에서 배민의 뒤를 매섭게 추격하며 호시탐탐 1위를 엿보고 있는 상황. 위기감에서 시작된 배민의 소비자 중심 체질 변화가 오히려 재도약의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민, MAU 16만명 감소…쿠팡이츠 맹추격

이달 초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1월 앱 이용자 수(MAU)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1000만명 돌파'는 쿠팡이츠가 서비스를 시작한 후 최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12월 MAU 963만명, 1월 한 달 사이 약 39만명이 늘어난 1002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553만명 대비 81% 증가한 수치다.

이에 비해 지난 1월 배민 MAU는 약 2261만명으로 직전 달 대비 18만명 늘었지만, 지난해 1월 2245만명 대비 16만명 감소했다.

MAU뿐만 아니라 카드 결제금액에서도 과거 독보적 1위의 자리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1월 카드 결제금액은 2700억원, 이후 12월 5878억원으로 118% 급증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같은 기간 1조400억원에서 9588억원으로 7.8% 감소했다. 양사 카드 결제금액은 2024년 1월 3.86배 차이에서 12월 1.63배까지 좁아진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이 독점하고 있던 배달앱 시장이 쿠팡이츠 '와우 멤버십 회원 무료 배달'을 시작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 결제금액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1월 배민이 71.14%, 당시 쿠팡이츠 18.4%, 요기요 10.46% 순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쿠팡이츠 점유율은 35.31%로 약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민 점유율은 57.6%로 줄었다.

◆배민, 소비자·외식업주 발길 붙잡기 '총력'

배달앱 시장 특성상 이용자 이탈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돌이키기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 이에 배민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입점 가게 점주들까지 붙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배민은 지난 1월31일 정액제 요금 서비스 '울트라콜' 운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울트라콜은 외식업주 간 출혈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로 지적받던 정액제 요금 서비스다.

지난 2015년 출시된 '울트라콜'은 한 점포가 특정 지역에 깃발을 꽂으면, 다른 점주들도 경쟁을 위해 해당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며 비판 받아왔다. 이에 배민은 '울트라콜' 서비스 운영을 지역별 순차적으로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배민은 이달 26일부터 3년간 중개 수수료 인하하는 '상생요금제'를 도입한다. 상생요금제는 기존 중개 수수료인 9.8%에서 낮아진 최소 2.0%, 최대 7.8% 수수료가 적용된다. 지난해 배달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안에 따라 마련된 안이다.

또한 지난달 31일 앱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앱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편을 진행, 같은 가게의 중복 노출을 없애는 등 이용자 편의성 강화에 나섰다.

기존 배민 앱은 '음식배달(배민 자체배달)', '가게배달(대행업체 배달)' 등 이동 경로에 따라 각각 가게가 노출됐다. 소비자들은 "같은 가게가 반복적으로 노출돼 원하는 가게를 찾기가 혼란스럽다", "배달 방식에 따라 일일히 구분, 비교해야 해 번거롭다" 등의 불만을 토로한바 있다.

이에 배민은 배달 방식 상품에 따라 나뉘어 노출되던 해당 방식을 '음식배달' 탭 하나로 통합, 이용자들의 혼선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배민클럽은 기존에 일부 지역을 한정으로 운영하던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을 전국 8도로 확대했다. '배민클럽'은 지난해 6월 출시 후 서울 및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서만 운영됐다. 이번 확대 도입을 통해 제주도 및 다양한 시·군 지역 이용자들도 해당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치열해지고 있는 배달앱 시장 경쟁 상황에서 기존 이용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더 많은 외식업주들과 상생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울트라콜 폐지의 경우 최초 도입 당시와 달리 배달앱 시장 경쟁 심화, 소비자 이용 패턴 변화 등 많은 요소가 바뀐 상황이며 오랜 기간 협의 끝에 종료하는 것을 결정했다, 이번 개편으로 많은 업주님들의 고정비 부담이 사라지고 중복 노출 등 소비자 불편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번 배민 개편안 발표와 함께 "2025년 배민을 다시 성장의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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