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장형진 고문, 부끄럽지도 않냐" 일갈

이제중 부회장 “영풍·MBK파트너스, 적대적 M&A 반대”
장형진 영풍 고문에 ‘고려아연·영풍 경영권 갈등 원인’
“기술과 미래 안중 없어, 오직 돈·돈·돈 뿐”

임이랑 기자

2024-09-24 16:51:10

이제중 고려아연 CTO가 발언하고 있다. ⓒ고려아연
이제중 고려아연 CTO가 발언하고 있다. ⓒ고려아연
[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이제중 고려아연(010130)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이 장형진 영풍(000670) 고문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24일 진행된 고려아연 CTO 이제중 부회장 및 핵심기술인력 기자회견에서 이제중 부회장은 "(영풍이) 석호제에서 경영실패로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를 일으켜 국민들께 빚을 지고 이제 와서 기업 사냥꾼인 투기 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향해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냐"며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에는 장형진 고문이 중심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중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년 동안 피와 땀으로 일궈온 대한민국의 자존심,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여러분께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 핵심 원자를 공급하는 우리나라에 없어서 안 될 기간산업"이라며 "밤낮없이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해 온 우리 엔지니어, 연구원, 현장 근로자들의 눈물 어린 노력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MBK파트너스라는 투기 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 기술과 미래는 안중에도 없이 오직 돈, 돈, 돈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과 영풍의 현 상황에 대해 "영풍 사업은 부진하여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자 2명이 구속됐다"며 "심지어 인원 감축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예컨대 영풍은 이 부회장이 지적한 것처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박영민 영풍 대표와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이 구속 기소됐다. 지난 23일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직업성 질병에 걸리게 한 혐의로 대표자 2명을 구속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경북 봉화군 영풍석포제련소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명이 가스 중독으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실적도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고려아연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3조581억원, 영업이익은 26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3.8%, 72.6%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영풍은 같은 기간 매출액 7520억원, 영업이익은 8338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그나마 흑자로 전환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두 회사가 경쟁사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 차이다.

ⓒ고려아연
ⓒ고려아연

제련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지분 보유를 통한 배당 수익을 제외한다면 영풍의 실적은 더욱 처참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올해 상반기 영풍은 고려아연으로부터 배당금으로 약 263억원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경영에 실패해 매년 고려아연으로부터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고려아연 주식 매입에만 집중할 뿐 영풍 석포제련소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는 관심이 없다"고 일갈했다.

특히 장형진 영풍 고문이 석포진에서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유해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영풍폐기물처리장으로 만들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술과 경영 전문성을 갖춘 최윤범 회장 때문에 양사 관계가 틀어졌다고 하는 장형진 고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만약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차지하게 된다면 우리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M&A를 결사코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탈적 투기자본과는 결코 함께 갈 수 없다. 우리와 함께 고려아연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이날 고려아연 기자간담회 전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 1대 주주와 협력 하에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본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신성장 사업이 모두 중단될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근거없는 억측이며, 현실성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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