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전문가'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호실적·밸류업' 체질 개선 시동

자사주 38억5450만원 규모 매수, 12월10일까지
DB금융투자 환원율 40%, 지수 편입 긍정적
기관·외국인 투자자 매수 행렬 동참...주가도 쑥

양민호 기자

2024-09-12 18:03:22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빅데이터뉴스 양민호 기자]
DB금융투자(016610)가 중소형 증권사 최초로 '밸류업 공시'라는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에 더해 DB금융투자가 곽 대표의 리더십 아래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나아가 중소형 증권사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크다.

회사 강한 의지 '65만주 장내 매수', 긍정적 평가 이어져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중소형 증권사 최초로 '밸류업 공시'를 발표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자기주식 65만주를 장내 매수한다고 밝혔다.

장내 매수 기간은 오는 12월10일까지, 총매입 예정 금액은 약 38억5450만원 규모다. 이는 지난 5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후 불과 7일 만에 나온 발 빠른 조치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회사의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5일 DB금융투자는 국내 중소형 증권사 최초 밸류업 계획을 내놓으며,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그 계획의 첫 단추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 △주주환원율 40% 이상 유지 △업종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상회 등을 통해 총주주수익률(TSR)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차원의 자기주식 매입뿐만 아니라 책임 경영을 위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도 적극 이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우리사주조합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도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회사와 임직원, 주주, 잠재 투자자들과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또 앞으로 분기 실적 발표 및 기업설명회(NDR) 정례화, 컨퍼런스 참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해 나갈 방침이다. 물론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 상황에 대한 정기적 평가를 진행하며, 해당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공시 이후 영업일 기준 3일 만에 속도감 있게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가 이처럼 밸류업 의지를 드러내자, 주가도 이에 따라 바로 반응했다. 발표 다음 날인 6일 DB금융투자 주가는 21.4%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장중에는 29%까지 치솟기도 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결과다.

또한 지난 11일 기준 기관 투자자들은 DB금융투자 주식 68만2101주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46만1756주를 순매수하며 매수 행렬에 동참했다. 이는 DB금융투자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의 밸류업이 진행된 후 리레이팅이 크게 나타난 사례를 참고하면 DB금융투자 역시 주주 친화 정책 발표 이후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자사주 매입 공시를 통해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어 리레이팅 초입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달 발표될 밸류업 지수 편입 가능성도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기획된 만큼, 업계에서는 주주환원율이 지수 편입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따라서 40%에 달하는 DB금융투자의 높은 환원율은 지수 편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곽봉석 대표 '리스크 관리 달인'…탁월한 리더십으로 성장 견인

이러한 반응에 지난해 취임한 곽봉석 대표의 청사진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곽 대표는 구조화 금융 등 IB(투자금융) 분야 전문가다. 그는 사장 취임 후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IB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선제적인 위기관리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균형 잡힌 성장세를 이끌었다.

실제로 그의 지휘 아래 DB금융투자는 지난해 IB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냈다. 중점 전략인 PIB(PB+IB) 연계 영업 강화를 토대로 기업금융, 트레이딩(Trading) 등 영업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주요 실적 변수인 부동산 PF와 관련한 익스포저 관리에 집중해 경쟁사 대비 리스크 관리에 성공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스튜디오삼익과 케이엔알시스템의 IPO를 성공적으로 주관했으며, 스튜디오삼익 IPO에서 공모주식 10%에 달하는 신주인수권을 확보하며 수익률을 높였다.

올해 하반기에도 다원메닥스, 이스테라 등의 시스 등의 IPO를 준비 중이며, 스팩(SPAC) 상장도 계획돼 있어 중소형 증권사로서 경쟁력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외 업황 악화 속에서 많은 중소형 증권사가 적자를 면치 못했다. 반면 DB금융투자는 곽 대표의 지휘 아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등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DB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6.3% 증가한 125억원,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무려 86.8% 급증한 38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DB금융투자의 부동산 PF 관련 신용공여 금액은 2023년 초 4000억원에서 2분기 기준 2500억원 수준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실적 변수인 부동산 PF와 관련한 익스포저 관리에 집중하며 보수적으로 대응한 점이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 증권사들이 향후 경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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