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서는 커스터디의 개념과 역사를 소개하면서 미국 주요 커스터디 기업 3사 방문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미국과 우리나라의 커스터디 산업 환경을 비교했다. 또한 SEC가 제정한 미국 커스터디 관련 대표적인 규율 체계인 ‘SAB 121’의 주요 내용도 분석했다.
이번에 방문한 커스터디 관련 기업 3사는 회사별로 뚜렷한 특장점이 있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와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은 가상자산 수탁 업무를 담당하고 ‘파이어블록스’는 커스터디 솔루션을 제공한다.
총수탁 자산 규모 1000억 달러와 400개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지원하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는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들 상당수가 이 회사를 커스터디 업체로 선정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ETF 승인 시 수탁 자산 규모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은 창업 100년이 된 피델리티의 업력을 이용해 전 세계 기관투자자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상자산이 주류로 떠오를수록 피델리티의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큰 시너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번 기업 탐방을 통해 미국과 대한민국의 커스터디 산업이 규율 체계와 영업 환경에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규제 측면에서는 미국은 자산이 아니라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유형을 기준으로 설계했다. 따라서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은 전통 커스터디 사업의 한 갈래로 간주해 전통 금융 커스터디의 규제 틀 안에 포함된다.
영업환경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의 법인들은 가상자산 투자에 제한이 없다. 법인이 자유롭게 가상자산을 소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스터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고 커스터디 기업들은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커스터디 산업을 논할 때 계속 언급되는 단어가 ‘SAB(Staff Accounting Bulletin) 121’이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SAB 121에서는 공시 의무가 있는 상장사들이 타인의 가상자산 수탁 시 해당 가상자산을 대차대조표상 부채 및 보유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 은행이 가상자산을 수탁하면 자산 규모가 늘어나면서 자기자본비율은 낮아지기 때문에 은행업 자체를 영위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에 반해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와 같은 신생 가상자산 기업은 상장사나 은행이 아니어서 SAB 121 적용에서 제외돼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공격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SAB 121이 잘못된 행정조치로 평가받고 있어서 시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된다면 시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는 만큼 한동안 미국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은 가상자산 기반 신생 기업들이 확실한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수아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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