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리 사고는 별내선 복합전철 터널공사 인근 도로에서 직경 16m, 깊이 21m의 땅꺼짐이 발생하면서 일어났다. 초기에는 상수도관 파손이 사고의 원인으로 부각되었으나, 땅꺼짐 발생 5분이 지나 상수도관이 파손된 것을 확인한 지하사조위는 상수도관 파손이 원인이 아니라고 명백히 밝혔다.
지하사조위는 터널공사 설계와 시공 중의 지반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고 발생 지역의 지반은 한강 지류의 범람으로 인한 퇴적층이 두껍게 분포하고 지하수의 유동이 활발해 지반 변화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땅꺼짐이 발생한 구역은 터널 상부에 풍화암이, 굴착면 전방에는 국부적으로 풍화가 심한 실트질 모래 지반이 각각 분포하고 있어 지반조건이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사조위는 시공사가 터널 설계 당시에는 지반조사의 한계로 해당 지반의 취약성을 확인하기 곤란했더라도 공사 진행 중 획득한 타사의 시추 자료, 지하수 과다 유출 인지, 굴착면 전방의 수평지반조사(선진수평보링) 등을 통해 불량한 지반조건을 예측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공사는 설계 당시 땅꺼짐이 발생한 구역이 다소 취약한 암반층임을 인지하고 수치해석을 통한 안정성을 검토한 후 차수 그라우팅 등 국부적인 조치만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적극적인 전방 수평지반조사를 실시하여 과다 유출수 발생, 그라우팅 주입량 증대 등의 상황을 고려한 강관의 중첩 길이 최소화, 강관 및 H-지보재의 강성 증대 등의 대책 수립이 부족했다고 지하사조위는 밝혔다.
결과적으로 사고 발생 지역의 지반상황을 면밀히 검토하여 대책을 수립했더라면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지하사조위의 판단이다.
박영수 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가 유사한 터널 공사현장 관계자들에게 사고방지를 위한 자료로 활용되어 지하안전 확보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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