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을 기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진압됐다. 이는 지난 17일 오전 7시11분 발생 이후 약 77시간 만이다.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모두 3명이 발생했으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내 2개 구획 가운데 서쪽 공장(2공장)의 50~60%가 불에 탔다.
특히 2공장의 경우 원재료인 생고무와 화학약품을 혼합하는 정련, 타이어 주요 구성품을 가공하는 반제품, 반제품을 타이어 형태로 만드는 성형 등 핵심 공정을 담당한다. 따라서 복구에는 최소 수 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차질이 불러올 '실적 악화' 수순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광주공장은 연간 약 1200만 본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곳이다. 금호타이어의 국내 생산능력 2700만 본 대비 44%, 글로벌 생산능력 6500만 본 대비 18%에 해당된다.
현재 화재로 인해 광주공장의 생산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올해 목표 실적치인 매출 5조원 달성도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36% 줄어든 387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출도 5조150억원에서 4조7680억원으로 내렸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금호타이어에 대한 목표가를 7900원에서 7200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7000원에서 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공장을 복구하거나, 공장을 이전하더라도 정상화에는 최소 수 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 기간 동안 생산 및 판매 공백이 이어져 단기적 실적 불확실성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보험금으로 충분할까…대규모 금융비용 부담 가능성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손해보험 가입 금액은 1조2947억원 수준으로 가입 보험사는 △DB손해보험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이다.
이번 화재로 인한 보상 한도는 최대 5000억원으로 금호타이어가 받을 보험금의 규모는 보험회사의 손해사정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또한 손실액에 대한 보험사의 평가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을 전망된다. 결국 공장 복구 및 정상화, 손실 보전,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화재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전남 함평 이전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9년부터 광주공장을 전남 함평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용도 변경 및 이전 비용이 발목을 잡아 6년 이상 지체됐다. 공장 이전 작업이 화재로 인해 속도가 날리 만무하다는 평가다.
특히 광주공장은 신차용 타이어(OE) 생산 비중이 높은 핵심 거점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OE 고객사의 물량 증가가 크게 한 몫을 했다. 이는 곧 당시 주요 원재료 가격 및 운임 부담을 상쇄시켜주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이러한 실적 개선세를 통해 잉여현금흐름 창출을 통한 재무안정성이 개선됐으며, 실제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81.5%, 38.5%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최대주주인 싱웨이코리아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싱웨이코리아는 지난 2018년 금호타이어 인수 당시 약 6463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2021년 9월 베트남 법인 생산 능력 확장을 위해 1067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이 전부다. 이후 추가적인 지원 사례는 제한적이라 분석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화재로 인해 금호타이어의 현금흐름 악화, 복구 비용 증가로 추가 차입이 필요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곡성이나 평택 등으로 물량을 돌려 생산에 차질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광주 1공장도 포화상태일 것"이라며 "공장을 이전한다면 신식 설비로 교체는 되겠지만 생산설비를 옮기는 게 쉽지 않다. 타이어를 생산하는데 있어 거푸집 같은 역할을 하는 '몰드'의 경우 워낙 부피가 커서 옮기는 것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번 화재로 인해 일각에서 우려가 되는 부분에 의해 금호타이어의 신용등급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고로 인해 공장 가동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전체 매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이에 따른 영업수익성 악화, 대규모 금융비용 부담 및 차입금 규모 증가가 예상된다면 변동이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화재는 진압된 상태”라며 “창고에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재고 50만본은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단기적으로 대응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곡성·평택·중국·베트남 공장을 통해 화재로 인한 생산량 감소에 대응할 것"이라며 "다만 100% 생산을 충족할 수 없기에 RE 시장에서 매출은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명확하게 파악이 안되는 상황이고, 공장 신축과 이전 문제도 피해 규모를 보고 추후에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싱웨이코리아에서는 아직 어떠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100% 독립 경영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우선은 피해 수습과, 이번 화재로 피해를 받으신 분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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