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범LG家 방계 '깨끗한나라' 상생은 뒷전?...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의혹

이경호 기자

2020-12-21 15:37:34

[빅데이터뉴스 이경호 기자] 깨끗한나라(회장 최병민)가 2021년 생산, 물류, 판촉 도급 입찰 과정에서 현장의 소리를 외면한 채 기존 5개 협력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특정 신규 업체 A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병민 회장은 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사위이며 지난 2009년엔 아내 구미정씨의 둘째 오빠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하기도 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생리대 파문으로 시끄러웠던 깨끗한나라가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휘말렸다. 내년도 판촉업무와 청주공장의 생산, 물류 업무 도급 입찰 과정에서 기존 업체를 배제한 불공정 행위를 통해 본사가 사전에 접촉한 새로운 A사를 일방적으로 선정했다는 것.

깨끗한나라는 마트에서 자사 제품인 화장지와 생리대 등을 판매하는 판촉사원과 공장의 제지 생산직원, 물류를 담당하는 물류직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도급업체를 두고 운영해오고 있다. 매해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 다음해의 도급운영을 맡겨왔지만 올해는 그 과정이 달랐다는 것이다.

본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깨끗한나라의 올해 입찰은 현장 운영부서의 의견은 배제하고 본사 HR 부서에서 협의 없이 입찰의 전반적 과정을 진행, 그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전형적 불공정 입찰 의혹이 있었다.
제기된 의혹은 두가지로, 입찰 과정에서 평가기준을 사전에 밝히지 않았다는 점과 신규업체 A사만을 대상으로 2차 임원 대상 발표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는 '독점거래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불공정행위의 금지) 1항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거나 상대방을 차별하여 취급하는 행위, 2항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에 위반될수 있다.

제보에 따르면, 깨끗한나라는 사전에 평가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입찰을 진행했고, 추후 입수한 평가기준에 의하면 ‘회사정책 협력도’라는 수치화 할 수 없는 항목의 배점이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또한 현업부서가 아닌 본사 차원에서 일방적인 점수 맞추기 입찰이 있었다는 의혹이 있어 사전에 결과가 정해진 명실상부한 불공정 입찰이었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규업체 A사가 평가가 불가능한 '정책 협력도'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논란이 되는 점은 입찰설명회나 문서 등에 존재하지 않는 2차 임원 대상 발표를 '신규업체 A사'만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기존 도급업체 5개사는 제외한 임원들 앞에서 2차 발표를 한 신규업체 A사만 내년도 도급 업체로 선정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는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사진=기존 5개 협력사가 깨끗한나라에 판촉 도급 입찰과 관련 질의서 작성한 내용
사진=기존 5개 협력사가 깨끗한나라에 판촉 도급 입찰과 관련 질의서 작성한 내용

이와 관련 기존 거래 5개 중소기업은 지난 수년 동안 일방적인 깨끗한나라의 불공정한 인원 감축, 단가 깎기로 어려움을 겪어오는 중에도 깨끗한나라의 요청에 의해 판촉인력 감축, 위험성 평가 등 회사정책에 100% 협력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입찰 과정에도 자체 평가도 없던 깨끗한나라가 불공정한 평가를 주어 그 결과로 계약 해지 공문을 받게 됐다며 불공정행위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고, 적게는 4~5년부터 길게는 10여년간 기존 5개 업체에 소속되어 있었던 599명의 직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시대에 고용불안 까지 더하게 되어 불안감만 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LG그룹의 일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규 업체 A사에 생활의 터전을 빼앗긴 일부 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법적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제보자는 "최 회장은 생산라인의 노조 개입 혹은 더욱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안전관리자 추가 지정 및 엄격한 관리가 요구되며, 지역업체와 어려울 때 같이 상생 협력을 항상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제보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입찰은 불공정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의 생산하도급 업체와의 상생을 깡그리 무시하고 5개업체 생산, 판매/판촉 하도급 물량을 A사 1개 업체에 몰아주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이는 중견기업과 하도급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저버린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깨끗한나라 측은 본지 기자에게 "최초 입찰 참여업체에 대한 이메일 발송은 물론 추후 실시된 현장설명회를 통해 5개사를 비롯한 모든 업체들에 동등하게 입찰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면서 "또한, 자사의 ‘21년도 도급업체' 선정은 회사규모, 경력 및 운영경험, 도급단가 등의 평가기준으로 입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깨끗한 나라는 "위 기준에 의해 1차 선정 후, 2차 PT가 진행됐으며 따라서 입찰에 참여한 해당 업체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경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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