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강사의 행위는 헌법상 기본권인 ‘학문의 자유’에 해당하므로 불법 선거운동 해당 여부를 따지려면 통상적인 경우보다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학 강사 유모(51)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강의에서 자료로 배포한 신문기사 중 일부에 박근혜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학문적 과정이 아니라 박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한 행위였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헌법이 대학에서의 학문의 자유와 교수의 자유를 특별히 보호하고 있는 취지에 비춰보면,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학문적 과정이라고 볼 수 없음이 명백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연구와 강의를 위한 정당 행위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신문기사의 주된 내용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과 평가였고, 유씨가 이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했다”며 선거에 영향을 줄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해당 강의를 평가한 학생 87명 중 1명만 이를 문제 삼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지방대 강사인 유씨는 18대 대선 선거운동 기간 전인 2012년 9월~10월 ‘현대 대중문화의 이해’라는 강의에서 당시 새누리당 예비후보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신문기사를 강의자료로 나눠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해당 신문 자료에는 ‘유신 공주답게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이다’, ‘아버지 후광, 알맹이 없는 연예인식 인기’, ‘일본 장교 출신으로 헌정 파괴를 자행했던 아버지가 억압적으로 강탈한 것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는 이 땅의 어느 딸에게’ 등의 표현이 기재됐다. 검찰은 유씨가 박 후보자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신문기사를 강의자료로 나눠준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선거에 관한 기사의 통상방법 외 배부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2013년과 2014년 열린 1·2심은 “유씨가 대학에 제출한 강의 계획서에는 신문기사들을 활용할 것이 예정돼 있지 않았고, 유씨의 행동이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이나 지지·반대 의사표시라 볼 수 없고 오히려 수강생들에게 박근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줘 낙선을 도모하려 한 능동적 행위로 인정된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이정우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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