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7년 대선을 준비한다면...](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60620093258509878701_20160621095025_01.jpg&nmt=23)
끝없는 이슈를 만들고 관심을 받아야 하는 언론 그리고 권력에만 관심인 정치권에서나 촉각을 세운 것일 뿐이다. 필자가 누차 강조했지만 지금에 대권지지율은 아직 인기투표 수준일 뿐이다. 앞으로 1년여의 시간을 두고 지지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의 지지율 그래프가 고착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선 레이스 중에 있게 될 많은 검증작업과 출마자들이 내놓게 될 국정 철학과 아젠다 경쟁, 네거티브, 정치 및 정책 공방, 그 외에 예상치 못할 변수 등 내년 12월 투표일까지는 아주 많은 일들이 남아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의 앞선 칼럼 내용처럼 현재에 나타나고 있는 반기문 총장의 인기와 지지율은 페이스-메이커 이상의 역할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차기대권을 꿈꾸는 정치인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 준비해야할 것들을 한 번의 짧은 칼럼을 통해서 설명하기는 가능하지 않지만, 우선 중요한 한두 가지만 언급해 보겠다.
대선주자라면 SNS같은 곳에서 재잘거리는 것이 아니라 다소 시끄럽더라도 큰 의제를 제시하고 큰 이슈를 선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거대담론을 준비하고 자신만의 그랜드 아젠다를 내놓아야 한다. 이는 간단한 아이디어로는 감당할 수준의 것이 아니다. 그만큼 준비가 돼있는 인물이어야 하고 경륜과 실무능력, 정치력 등을 고루 갖추어야 한다.
내년 대선을 위해서 준비하는 정치인이라면 개헌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도 방법이다. 개헌 내용에 대한 이슈를 주도하고 새로운 국가제도를 만드는 것에 자신의 이니셔티브를 확실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그 정도의 국가운영 및 정치 철학도 없이, 대권이라는 욕심에만 휩싸여서 적당한 선에서의 정치적 발언에 그쳐서는 이슈를 주도할 수 없을 것이다.
다음은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된 불공정한 구조와 불평등한 시스템을 바로잡고 경제회생과 민생을 위한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메시지 혹은 하나의 슬로건으로 표현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실제로 그러한 슬로건이 이미 2012년에 있었다. 바로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이다.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통령 경선후보가 들고 나온 메시지였는데 아직도 많은 언론과 국민들에게서 회자 중인, 시대를 앞선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메시지 하나에 경제는 물론, 민생, 불공평 해소, 청년, 실업, 배분, 성장, 안정 등 정치권이 말로만 떠들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내포된 정치•선거용 슬로건으로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잊고 있던 점이 한 가지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은 실제로 대선의 본선에서는 쓰이지 않았다. 2012년 대선의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은 이 메시지에 담긴 철학과 내용을 주장하거나 공약화하지 않았으며 당선자(박근혜 대통령)든 패한 정당이든 이 메시지의 내용을 정치에서 현실화하지 않았다. 갈등과 대결구도로만 일관한 한심한 경쟁을 했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불공정을 얘기하고 경제회생을 주장하며 민생을 외치고 있다. 이미 그런 의미들이 함축된 메시지가 있었지만 여태 무엇을 했는지 한심스럽다. 이제라도 대권주자 누구든 이 슬로건을 다시 사용해도 무관할 것으로 보인다. ‘저녁이 있는 삶’에 함의 된 내용과 지향점은 이미 나와 있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아직 선거에서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문구를 그대로 사용하기에 뭣하다면 리메이크(Remake)나 조금의 변형을 하면 될 것이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적지 않다. 역시 최고의 선거슬로건 중 하나였던,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의 슬로건인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그 예이다. 이 멋진 슬로건은 이후 크고 작은 많은 선거에서 리메이크돼 사용됐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에 이 슬로건을 리메이크하여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고 고쳐서 사용했으며 다른 거의 모든 종류의 선거에서 많은 출마자들이 비슷하게 리메이크해 사용했었다. 그런 정도로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도 역시 또 하나의 걸작이었다. 그러니만큼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도 얼마든지 가능한 얘기일 것이다. 문제는 의지이다.
과연 어떤 정치지도자가 개헌에 앞장서고 ‘저녁이 있는 삶’을 주장할지 두고 볼일이다. 누차 말하지만 아무리 민생이니 경제니 불공평 해소니 떠들어 봐야 큰 효과가 없다. 누구나 떠들 수 있는 것이고 그런 걸 외치고도 지켜진 사례가 별로 없었다. 그런 의제들을 해결할 정책적 뒷받침과 철학도 없이 그저 '난 그런 걸 외치는 사람이오.'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뿐이다.
그러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충분한 연구와 고찰, 경륜, 능력 등을 통해서 그 의미를 하나로 담아낼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슬로건이란 그 문구 안에 함의되어 있는 의미를 후보가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피력하는 도구이다. 즉, '저녁이 있는 삶'과 같은 메시지를 사용할 정도면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음을 함께 알리는 것이란 의미이다.
대선을 꿈꾸는 대권주자들은 이제 '저녁이 있는 삶' 같은 진짜 작품들을 내놓아야 한다. 과연 어떤 정치지도자가 그럴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을乙들의 한비韓非동행同行”의 공저자. 정치컨설턴트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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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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