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의 서거는 국민들에게 그동안 잊고 있던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을 새롭게 상기시켰다”
김 전 대통령은 서울대 철학과를, 하 변협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중학교ㆍ고등학교ㆍ대학교까지 동문 후배다.
역대 대통령 장례 중 첫 국가장으로 치르는 고(故) 김영삼(88) 전 대통령의 장례위원회 규모가 2222명으로 확정됐다. 하창우 변협회장은 전국 2만 회원이 넘는 변호사단체를 대표해 장례위원에 포함됐다.
하창우(62) 변호사는 2007년~2009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난 2월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에 당선돼 전국 2만이 넘는 회원을 대표하는 수장을 맡고 있다.

하 변협회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모교 경남중ㆍ고 선배”라며 “제가 태어나던 해(1954년) YS는 25세로 최연소 국회의원이 됐다. 저는 경남중학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48년간 YS의 후배인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1968년 중학 2학년 때 서울로 수학여행을 와 청진동 여관에 단체로 묵고 있을 때, YS가 여관으로 찾아와 후배들을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해 줬다”며 “그 때 젊은 YS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당시 우리는 줄서서 YS의 사인을 받았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하창우 변협회장은 “제가 경남중학교와 경남고등학교를 다닐 때 YS의 지역구는 부산 서구였다. 선거 때가 되면 동네 사람들은 YS 유세일이 언제라고 며칠 전부터 소문을 냈다. 유세일에는 주민들이 구름처럼 모여 YS의 연설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하 변협회장은 “저도 YS의 유세 현장에 있었는데, 그의 연설법은 독특했다”며 “천천히 힘 있게 말하면서 주먹을 쥐고 청중을 향해 휘저었고, 주민들은 그의 말에 열광했다”면서 “아! 그렇구나. 연설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힘 있게 청중을 휘어잡아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YS는 항상 후배들을 사랑하고 격려해 주었다”며 “대선 직전 서울에서 동창회 모임이 있을 때도 YS는 나타나 후배들을 향해 ‘경험이 철학보다 귀중하다’고 말하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

하창우 변협회장은 “오늘은 서울대학교 YS 빈소에 다녀왔다. 빈소를 지키고 있는 (경남고) 선배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 인사를 드렸다”며 “방명록에 ‘대한민국 민주화의 거목, 국민은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하 변협회장은 “YS의 일생은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YS는 독재정권에 맞서 싸워 군사정권을 종식하고 진정한 문민정부를 세웠다”며 “대통령 재임 중 과오도 있지만,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 역사바로세우기 등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하지 못한 개혁을 단행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YS의 서거는 국민들에게 그동안 잊고 있던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을 새롭게 상기시켰다”며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남고는 거물 법조인을 많이 배출했는데 양승태 대법원장,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 변호사 출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법무부장관을 역임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이 있다.
김태영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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