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고문치사 축소ㆍ은폐 조작사건’ 진실 밝히려 하루 한두 시간 눈을 붙이며 수사”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자는 “제가 대법관으로 제청됐을 때 영광스럽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법관으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운 마음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제가 그동안 쌓아온 법률적 식견과 경험을 쏟아 부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가 되는데 미력하나마 힘을 더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각오를 설명했다.
그는 “저는 검사 재직 때를 포함해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그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거나 전가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1987년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앞당기는 결정적 도화선이 된 고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가지는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특히 “그렇지만 당시 사건의 진상을 알면서도 진실을 은폐하는 데 관여하는 등 검사로서의 본분을 저버린 처신은 결코 하지 않았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부디 오늘 인사청문회 절차를 통해 저의 대법관 후보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검증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고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저를 비롯한 검사들의 역할에 대한 역사적 진실이 국민 여러분께 제대로 전달되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최고법원의 구성원인 대법관은 판결을 통해 법령해석의 통일적 기준을 제시하고, 최종심을 담당하는 법관으로서 재판을 통해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며, 사회 구성원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결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며 “저는 대법관의 중책을 수행함에 있어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성실하게 청문회에 임하고 진실되게 답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다음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7일 국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
존경하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이종걸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제가 오늘 대법관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하여 위원님들을 모시고 공직자의 자세와 처신에 관하여 지도와 편달을 받고, 저의 지나온 삶과 평소의 소견을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하여 바쁘신 가운데서도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1978년 제20회 사법시험을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한 후 1984년 9월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첫발을 디딘 후 25년간 검사로 봉직했습니다.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저는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것이 검사의 사명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저에게 맡겨진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때로는 힘없는 약자가 고통받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해결방법을 강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의 부조리와 부정부패를 목격하고 이를 척결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기도 하였습니다.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는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되도록 하고, 검찰청을 찾는 민원인들이 검사로부터 직접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민원담당검사제를 도입하는 등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줄이고 검찰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부패척결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미국, 일본, 체코,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반부패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또 저 스스로 준비사무국장을 맡아 반부패 분야의 양대 국제회의인 제3차 반부패 세계포럼과 제11차 반부패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기도 하였습니다.
검찰을 떠나 변호사가 된 후에도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법률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를 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부패척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반부패포럼'을 개최하고, 범죄방지를 위한 과제연구와 국제교류를 강화하는 등 부패척결과 형사정책 문제에 관한 관심과 연구를 이어갔습니다.
그런 제가 대법관으로 제청되었을 때 한편으로는 영광스럽기도 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법관으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운 마음이 앞섰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검사, 변호사, 법관이 법률가로서 법치주의를 실현함에 큰 역할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고, 제가 그동안 쌓아온 법률적 식견과 경험을 쏟아 부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가 되는 데 미력하나마 힘을 더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위원 여러분!
제가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된 후 이 자리에 서기까지 3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기간이 지난 제 삶을 돌아보며 검사로서, 변호사로서, 그리고 국책연구기관의 원장으로서 걸어온 길을 차분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이 청문회 자리에서 여러 위원님들의 질의에 성실하고 진실되게 답변함으로써 국민 여러분께 저에 대한 오해를 풀어드리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청문회를 준비하였습니다.
저는 검사 재직 때를 포함하여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그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거나 전가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1987년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앞당기는 결정적 도화선이 된 고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가지는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역사적 사건에 제가 평검사 시절 수사팀의 일원으로 참여해 미력하나마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하루 한두 시간 겨우 눈을 붙이며 최선을 다해 수사를 했습니다.
검찰의 수사로 사건의 진상이 모두 규명되었습니다만, 1987년 1월의 1차 수사에서 경찰의 조직적 사건 축소·은폐를 다 밝히지 못한 점은 수사검사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당시 사건의 진상을 알면서도 진실을 은폐하는 데 관여하는 등 검사로서의 본분을 저버린 처신은 결코 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부디 오늘 이 인사청문회 절차를 통해 저의 대법관 후보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검증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고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저를 비롯한 검사들의 역할에 대한 역사적 진실이 국민 여러분께 제대로 전달되기를 희망합니다.
최고법원의 구성원인 대법관은 판결을 통해 법령해석의 통일적 기준을 제시하고, 최종심을 담당하는 법관으로서 재판을 통해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며, 사회 구성원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결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대법관의 중책을 수행함에 있어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민 여러분께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린다는 각오로 성실하게 청문회에 임하고 위원님들의 질의에 진실되게 답변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위원님들의 질타와 충고의 말씀 또한 깊이 새겨듣도록 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김태영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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