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실리' 챙긴 LG 유플러스...다음 과제는 독자 경쟁력

김유승 기자

2026-09-04 17:30:48

‘모두의 AI’·보안 AI 사업 참여…컨소시엄으로 외연 확대
SKT·KT는 자체 AI 앞세워 주도…LGU+는 분야별 역할 분담
LG AI연구원·LG CNS 등 계열사 연계…사업별 전문성 결집
경쟁사 대비 존재감 약화 우려…AI 통화·IoT 등 차별화 강조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사진=LG유플러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LG유플러스가 계열사와 외부 파트너의 역량을 결집하는 협업 방식으로 B2B·B2G(정부·공공) AI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B2C에서는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하고 B2B·B2G에서는 LG 계열사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협업을 통한 사업 확대와 함께 AI 통화·홈·IoT·고객 데이터 등을 활용한 자체 경쟁력 확보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B2C와 B2B, AI 전환(AX)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부가 AI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사업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통신사들의 컨소시엄 참여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다만 컨소시엄에 접근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자체 AI 모델과 서비스 역량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관사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분야별 경쟁력을 가진 계열사 및 외부 사업자와 협력하며 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참여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정부가 사업자를 선정한 대국민 AI 서비스 사업인 ‘모두의 AI’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컨소시엄을 주관한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카카오가 주관하는 컨소시엄의 핵심 참여사로 합류했다. 카카오를 중심으로 LG유플러스, LG AI연구원, LG전자, LG CNS 등 총 14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결합하는 구조다.

3일 사업자를 선정한 정부의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도 LG유플러스와 LG CNS 등 LG 계열사가 참여했다. 해당 컨소시엄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주관했으며, SK텔레콤을 제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결국 각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곳이 해당 역할을 맡는 구조”라며 “참여사 간 역할은 보유한 경쟁력에 따라 배분된 것으로, 수주 전략상 내실을 따지기보다 각자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역할을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협업 구조는 LG유플러스가 AI 사업에서 LG 계열사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점과 맞닿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LG AI연구원이 AI 모델 개발을 맡고 LG유플러스가 통신 데이터와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해 AI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LG CNS 역시 기업·공공 분야의 시스템 구축과 AI 전환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B2B 사업 확대 과정에서 계열사 간 연계가 용이하다.

현재 LG유플러스는 B2C에서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을 기반으로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고도화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통신 서비스에 맞게 경량화하고 통신 데이터와 업무 특화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또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해 스마트폰 내부에서 AI를 구동해 개인정보 보호와 응답 속도를 높이는 데도 힘을 싣고 있다.

B2B에서도 그룹사 연계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AI 사업 전략의 한 축으로 ‘엔터프라이즈 AI 풀스택’을 제시하고 기업 고객 대상 AI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익시젠과 같은 경량화 모델을 활용해 고객센터(AICC)와 현장 업무 지원 등 기업용 AI 서비스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특히 경량화된 AI 모델은 공공·금융·제조 등 보안 요구 수준이 높은 기업 환경에서도 활용하기 적합하다는 강점을 살린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AI 경쟁력 측면에서 SK텔레콤이나 KT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독자 AI ‘A.X K2’ 모델과 데이터센터,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풀스택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공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T 역시 자체 AI 모델 ‘믿:음’을 기반으로 금융·공공·제조·의료 등 산업별 AX 사업을 확대하는 등 AI와 네트워크를 결합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생활밀착형 AI 서비스와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컨소시엄에 계속 의존하기만 한다면 AI 후발주자로 남을 수 있지만, AI 통화·홈·IoT·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AI 서비스를 발전시킨다면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신사는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AI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런 만큼 LG유플러스는 ‘AI 모델을 만드는 회사’보다 ‘AI를 국민 생활에 가장 잘 적용하는 통신회사’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