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지야. 끝까지 멋있게" 엄앵란, 남편 故 신성일 향한 뭉클한 애정

홍신익 기자

2018-11-04 08:40:43

ⓒ MBC '사람이 좋다' 방송 화면
ⓒ MBC '사람이 좋다' 방송 화면
[빅데이터뉴스 홍신익 기자] 배우 신성일이 오늘(4일) 오전 2시30분 별세했다. 이에 부인 엄앵란이 남편을 향한 마음을 드러낸 최근 방송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신성일-엄앵란 부부는 지난 3월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폐암 3기를 선고 받은 후의 일상을 공개했다.

이날 신성일의 딸 강주희 씨는 "(내가) 5살 때부터 부모님의 별거가 시작됐다"며 "다른 집도 엄마 아빠가 각방 쓰고 사는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신성일은 또 요양 병원에서 "7kg 빠졌다. 입맛도 떨어졌는데, 의사가 더 이상 빠지면 안된다고 말해 군것질도 하고 아령으로 운동도 하고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엄앵란은 신성일에 대해 "부지런한 것은 아무도 못 따라간다"며 "새벽 4시에 일어나 개 끌고 뒷동산 갔다가 음악 듣고 그런 사람을 제가 어떻게 쫓아가나. 저는 좀 게으른 편이다. 좀 일찍 일어나라고 했다. 저희는 죽어도 못했다"고 말했다.
엄앵란은 앞서 올해 초 채널A '뉴스TOP10'과 인터뷰에서 신성일의 죽음을 언급한 바 있다. "신성일이 초라하게 죽을 수는 없다"며 신성일이 마지막까지 특실에서 지낼 수 있도록 병원비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당시 엄앵란은 "톱스타들이 초라하게 죽었던 옛날 시대에 살았기에, (신성일은) 그렇게 죽으면 안 된다"고 남편 신성일에 대한 애정과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의리를 드러내 대중의 마음에 뭉클함을 안기기도 했다.

엄앵란의 딸 강수화 또한 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 신성일이 암 선고를 받던 날 엄앵란은 말없이 병원비를 부담했다고.

강수화는 "'신성일은 VVIP 특실에서 대우받고 돌아가셔야 한다'고 하셨다. '작은 방에 병원비도 없어서 돌아가는 거 못 본다. 왜? 내 남편이니까. 난 그걸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돈 꾸러 다니면서 병원비 대고 자식들한테 손 벌리는 그런 배우는 싫다'고 했다. '우리는 동지야. 끝까지 멋있게 죽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배우 신성일은 1960년 '로맨스 빠빠'로 영화계에 데뷔한 이후 6~70년대 대한민국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린 배우이다. '맨발의 청춘' '별들의 고향' 등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사랑받았다. 1964년에는 배우 엄앵란과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후 1남 2녀를 뒀다. 지난 2017년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아오던 중 향년 8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홍신익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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