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3·광주1 심야 캠프 추가 지정… 올해 상반기 주5일제 시행률 80.4%
심야 배송기사 “하루 휴식만으로는 회복 어려워… 최소 이틀 휴무 필요”

택배업계는 오랜 기간 주6일 근무가 일반화되어 있었으며, 개인 일정이나 진료가 필요한 경우 기사 본인이 기존 단가의 두세 배에 이르는 외부 용차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그 결과 필요한 휴식을 확보하지 못하고 과로가 누적되며 건강 악화로 이어지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HR그룹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5일제와 서포터 시스템, 자율선택 협의휴무제, 긴급지원배송제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했다.

이 같은 제도 도입 이후 주5일제 시행률은 2024년 69.5%에서 2025년 상반기 80.4%로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심야 배송 82.4%, 주간 배송 79.2% 등 대부분의 지점에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회사는 올해 하반기 전 지점 100% 시행을 목표로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워라밸 우수 캠프에 선정된 지점에서는 제도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산7캠프에서는 담낭제거 및 어깨 수술 등 장기 치료가 필요한 기사들이 용차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수주 동안 치료와 회복 시간을 확보한 뒤 업무에 복귀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동료 기사들이 자발적으로 물량을 분담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며, 자율휴무제가 휴식 보장을 넘어 연대 기반의 현장 문화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용인3캠프(심야)의 쿠팡 심야 택배기사(퀵플렉서) A씨는 “주6일 근무 시절에는 자고 일어나면 출근이 반복되는 생활이 이어졌지만, 지금은 분명한 휴식일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한 “동료 기사 한 명이 허리 치료가 필요했을 때 회사가 즉시 서포터를 투입해 2주 이상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기존 업계와 다른 근무 환경을 강조했다. 심야 배송기사 D씨 역시 “생활 리듬이 낮밤이 뒤바뀐 구조라 하루 쉬어서는 회복이 어렵고, 이틀 이상 쉬어야 집중력과 안전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심야 배송기사들은 공통적으로 최소 이틀 이상의 휴무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야간 근무 특성상 뒤바뀐 생활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더 긴 휴식이 요구되며, 병원·관공서 등 필수적 행정 업무 수행에도 하루 휴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광주1캠프(심야)의 경우 자율선택 협의휴무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사들은 원하는 휴무일을 직접 선택하고 일정 충돌 시 협의를 통해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심야 배송기사 H씨는 “휴무권을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는 동료들이 먼저 지원한다”며 “가족과의 시간, 취미 활동 등이 늘어나며 생활 균형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HR그룹은 창립 초기부터 관리자 대부분을 배송기사 출신으로 구성해 현장 의견을 제도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신호룡 대표는 “문제는 새벽배송이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구조의 부재”라며 “지속 가능한 새벽배송을 위해 기사가 건강한 노동 리듬을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소비자 편익과 노동자 건강권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제보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운영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R그룹은 앞으로 워라밸 우수 캠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주5일제, 서포터 시스템, 자율선택 휴무제, 긴급지원배송제 등 현장 기반 제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속 가능한 물류의 핵심은 사람 중심 운영”이라며 “기사들의 건강권과 생활 리듬을 보호하는 제도를 더욱 촘촘하게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