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생활가전사업부장 인선 실종…'가전사업'은 천덕꾸러기?

최효경 기자

2022-12-07 17:06:41

[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삼성전자가 부사장급 승진 인사까지 마무리했지만 생활가전사업부장에서 후속 인사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지만 '새 수장' 인사가 미뤄지고 있다.

지난 5일 실시된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를 살펴보면 올해 사장단 인사에선 총 7명이 승진했으며 이 가운데 특히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인 이영희 부사장은 삼성 역사상 최초의 非오너 여성 사장이 탄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이날 부사장급 인사도 함께 발표됐으나 이재승 전 사장이 이끌던 생활가전사업부의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전 사장은 지난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생활가전 분야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했지만 지난 10월 승진 2년도 안돼 '일신상의 이유'로 중도하차했다.

알려진 바로는 건강상의 이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사장은 가전 비즈니스 관련 자문·지원 등의 역할을 맡는다고 당시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사실 삼성 가전은 대외 환경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세탁기 폭발사고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총 10만여대를 무상 수리하기로 하면서 거액의 비용도 나갔으며 올 3분기 가전사업 영업이익은 전년비 67% 이상 줄어들었다.

재고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57조3198억원으로, 지난 6월말에 비해 5조원 가량 늘었다. 재고자산회전 일수도 지난해 말 4.5회에서 올 3분기말 3.8회로 줄었다. 물건이 덜 팔리다보니 창고에 쌓인 재고자산의 회전이 느려진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생활가전사업부 직원의 푸념섞인 글도 눈에 띄고 있다.

6일과 지난 2일 블로그와 카페, 뉴스픽 등에 게재된 '"도저히 다닐 수 없는 회사" 삼성전자, 차별 대우 폭로한 직원들의 충격적인 근황'이란 제하의 글 들에서 생활가전사업부에 재직 중인 한 직원 근래에 들어 새로운 사람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가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같은 삼성전자 직원이라도 사업부별 처우가 일부 다르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지적이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직후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 생존이 달려 있다”고 역설했는데 이는 뒤집어 얘기하면 가전사업 보다는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 카메라 사업부가 무선사업부에 통합됐다가 결국 소멸해버렸듯이 가전사업도 사라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이재용 회장의 선택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bd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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