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시공 '고속철·고척돔'도 부실 논란…'철도공단 봐주기' 지적도

[빅데이터로 본 현대산업개발 부실시공 의혹①] '아이파크 아파트' 뿐만이 아니다

김수아 기자

2022-01-12 10:10:13

[빅데이터뉴스 김수아 기자]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6월에 이어 지난 11일 광주광역시에서 잇단 대형 참사를 일으켰습니다. 이에 본지는 이같은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경각심을 주고자 '빅데이터로 본 현대산업개발 부실시공 의혹'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조사기간은 지난 2018년 1월부터이지만 자료 출처 여하에 따라 2018년 이전에 논란이 됐던 사건 사고들도 잇따라 게재할 예정입니다.<편집자 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지난 2015년 완공된 고척스카이돔. 완공후 설계상 문제와 정밀시공 결함으로 인해 180여건이 넘는 누수 문제등으로 땜방질 처방을 지속해왔다. / 사진 출처 =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 캡처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지난 2015년 완공된 고척스카이돔. 완공후 설계상 문제와 정밀시공 결함으로 인해 180여건이 넘는 누수 문제등으로 땜방질 처방을 지속해왔다. / 사진 출처 =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10월12일 대전 한국철도공사 사옥에서 열린 국토위 국감에서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행한 호남고속철도 3-4공구 부실시공 의혹이 있다"며 "지난 2015~2016년 하자가 발생했는데 부실공사를 했음에도 벌점을 부과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라고 따져묻는 장면이 시선을 끌었다.

잇단 광주광역시 붕괴 참사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호남고속철도에서도 부실시공을 했지만 국가철도공단(KR)이 벌점을 부과하지 않아 '봐주기'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조 의원에 따르면 호남고속철 1단계(오송~광주송정)는 개통 뒤 콘크리트 궤도로 건설된 토공구간(55.6㎞) 중 허용 침하량(30㎜) 이상의 침하가 발생돼 97개소(24.8㎞)서 하자보수가 진행 중으로 감사원은 지난해 7월 호남고속철 1단계 부실시공이 확인된 3-4공구 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와 감리업체 들에 벌점을 부과하도록 KR 측에 통보했다.

이들 업체는 노반 시공 시 불량한 성토재료를 사용한데다 다지기도 소홀히함으로써 호남고속철도 개통 전부터 허용기준 이상의 침하가 발생했으며 개통 이후에도 매년 잔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대산업개발 등 세 곳 건설사에 부과된 벌점은 하자담보 책임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벌점 부과가 취소된 것.

당시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하자 담보 책임기간이 5년이어서 벌점을 부과하지 못했다"고 답했지만 조 의원은 "제출 공문에 보면 2015년 3월에 철도공단에서 국토부로 원인 규명, 벌점 부과 등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보고했는데 벌점을 부과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결국 김 이사장은 "부실 원인 파악에 시간이 걸렸다"고 에둘러 답하다가 "KR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는게 당시 언론 보도다.

조 의원은 "지반 침하가 11개 구간에서 일어났는데 보수공사는 1개 구간에서만 했다"면서 "나머지 10개도 현대산업개발에서 해야 한다"고 짚기도 했다.

고속철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빠른 속도로 오고가는 시설물로 안전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함은 당연함에도 불량한 재료와 다지기 소홀과 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최초 돔 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설계·시공 상의 문제로 지붕에서 비가 새는 누수현상이 5년여 간 계속됐지만 서울시 측은 누수 부위를 실리콘으로 때우는 ‘땜질 처방’을 해온 사실이 지난해 잇따라 여러 언론에서 제기됐다.

지난 2020년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고척돔 유지·관리를 대행하는 서울시설공단 돔경기운영처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동안 무려 182개 지점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날씨와 상관 없이 야구 경기나 행사를 할 수 있기위해 지어진 고척돔은 2015년 9월 완공 직후부터 누수가 이어져, '사계절 물걱정 없게한다'는 고척돔은 물건너가버렸다.

심지어 장마철에는 천장에서 빗방울이 줄줄 떨어지는 장면이 지상파 중계방송에 잡히기도 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분석한 누수 원인은 ▲설계적 요인 ▲재료적 요인 ▲시공적 요인 등으로 추정했는데 이 고척돔의 시공사가 바로 HDC현대산업개발이다.

감사위원회는 “방수 설계의 문제점과 경관조명 부위의 방수 설계 미반영 외에 '창호 틈새 등의 정밀 시공 결함'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척돔의 누수 원인으로 여름철 지붕 표면 온도가 80도 안팎까지 올라가고 겨울에는 동결되는 극한 날씨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 탓도 있지만 현대산업개발의 정밀 시공상 결함도 한몫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처럼 5년여 동안 누수 현상이 반복되면서 누수 원인을 분석하는 연구용역비에 9500만원, 공사 비용에 5억 6000만원이 들었는데 해당 비용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전액을 댔다.

고척돔은 야구 행사 뿐만 아니라 연예인 관련 행사도 많이 벌어지는 곳으로 만의 하나 빗물 누수로 인한 구조물 취약이 누적된다면 광주와 같은 참사들이 벌어지지말라는 법이 없다.

아이파크 아파트 뿐만 아니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모든 건물과 구조물에 대해 정밀 진단을 해야할 때다.

김수아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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