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19의 확산, 홍대 인디 아티스트와 ‘인디피플’ 목소리를 듣다

2020-07-29 12:50:13

사진 = 편지원
사진 = 편지원


지속적인 지역 및 집단감염으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코로나시대’가 장기화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와 같이 정부, 지자체, 그리고 국민 대다수가 이를 철저히 지키고자 일상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신만의 색과 이야기를 담아 노래하는 수많은 뮤지션들의 터전인 ‘홍대’ 또한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인디밴드의 공연이 있을 때면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던, ‘스탠딩(서서 보는 공연)’ 공연 대기를 위해 한 줄을 서서 대기하던 소규모 공연장의 모습은 현재는 찾아볼 수 없다. ‘코로나시대’에서 홍대 인디문화와 공연의 운영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홍대 인디문화를 사랑하는 ‘인디피플’들과 인디 아티스트 7인의 목소리로 들어보고자 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홍대의 인디 아티스트 공연 관람객은 크게 감소하였다. 문화예술 분야의 소비위축심리와 더불어, 위생수칙을 잘 지키더라도 한 공간에 여러 사람들이 있게 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였다. 뿐만 아니라 공연장 측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함에 따라 기존의 스탠딩 공연을 ‘거리두기 좌석제’로 전환하였다. 더불어 전체 공연장의 수용 인원도 제한하면서 관람객 감소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현재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는 홍대의 소규모 공연장에서는 자체적으로 철저한 위생관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람객에게 신분확인 및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지침을 잘 이행하고 있었다.

아티스트 또한 변화된 ‘인디문화’에 발맞춰 새로운 노력을 하고 있다. 라이브 공연이 줄어든 만큼 팬들과의 소통이 기존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에, SNS를 통해 더 많은 소통을 하고자 노력하는 많은 아티스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 예시로 라이브방송 및 ‘인스타그램’ 스토리 등을 활용해 팬들에게 자신들의 음악활동 및 일상을 더 자주 공유하면서 ‘언택트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방식의 팬서비스를 늘리고 있었다. 또한 대규모의 콘서트인 경우에는 이를 무관중 라이브 공연인 ‘언택트 콘서트’로 진행하기도 했다. 인원제한과 위생수칙 준수 하에 이루어진 소규모의 공연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기 위해 아티스트들이 자발적으로 퇴근길 팬서비스 및 소통을 자제하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홍대의 ‘인디문화’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아티스트뿐 아니라 소비자 또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함과 동시에 안전과 위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홍대의 ‘인디피플’ 대학생 3인은 가장 큰 변화로 ‘신분확인, 체온검사와 같은 입장절차의 변화’와 ‘거리두기 좌석제’, 그리고 ‘공연장 내의 철저한 위생관리’를 꼽았다. 특히 홍대의 인디 아티스트 공연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스탠딩 공연(서서 공연을 관람하는 공연)’은 이제 볼 수 없게 되었다. 홍대의 공연장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연 중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코로나시대’의 홍대의 인디 문화에도 이면은 존재했다. 그들은 관람객으로서 겪는 가장 큰 불편으로 ‘공연의 갑작스러운 취소’를 꼽았다. 인디 공연 관람 2년차인 대학생 황씨는, 홍대나 이태원 등 공연장 주변에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되어서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홍대의 소규모 공연은 매회 공연하는 밴드가 다른데, 좋아하는 아티스트들로만 가득했던 ‘라인업’의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되어 많이 아쉬웠다고 했다.

인디문화를 좋아한 지 9년차가 된 대학생 이씨는, 갑작스럽게 공연이 취소되었을 때 특히 지방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올라온 사람들의 불편이 매우 크다고 했다. 먼 곳에서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는 공연비 외에도 교통비나 숙박비와 같은 부가적인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홍대 ‘인디피플’ 1년차인 대학생 남씨는, 일부 공연들이 ‘구청의 눈치를 보다가’ 공연 시작 직전에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고 했다. 주변에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의 피치 못할 상황일 경우에는 관람객들의 혼동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빠르게 공지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불편으로 이들 모두는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을 꼽았다. 공연을 보러 ‘홍대’에 가는 취미를 ‘위험하다’며 비판하는 사람들로 인해 취미 지속이 어렵거나, 이들의 눈치를 보게 되어 공연을 보러 간 것을 숨기게 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했다. 대학생 ‘인디피플’ 황씨는 실제 인디밴드의 공연 규모는 적을 때는 4명에서 5명, 많을 때는 최대 50명 내외의 소규모 공연이라며, 신체접촉이 많이 일어나고 붐비는 대규모의 공연과 다르다고 했다. 또한 방역 및 소독,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음도 강조했다. 물론 외부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다. 그러나 그는 사람이 많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음식점, 카페, 술집보다 공연장이 위생수칙을 더 잘 지키고 있다며, 오히려 음식점과 같은 공간에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도심의 인기 카페나 술집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가득하고, 가게에서도 자체적으로 체온 체크를 하거나 신분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러한 공간에는 위험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상황에서,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공연장에만 시선이 좋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새로운 ‘홍대 인디문화’를 맞이하며 인디 아티스트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디 아티스트들의 경우 주수입이 라이브 공연이다보니, 공연과 관람객의 감소가 그들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홍대에서 인디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네 명을 찾았다. 그들은 모두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공연과 이전의 공연에서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고 응답했으며, 공연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입을 모았다. 밴드 보컬로 활동한 지 1년차인 이씨는 소비자들의 공연 기피,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인원제한, 그리고 공연취소 등으로 관람객이 많이 줄면서 활동범위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인디 싱어송라이터 6년차인 신씨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밴드의 경우에는 그래도 공연이 잡히고 있는 데에 비해, 그렇지 못한 아티스트의 경우에는 있던 설 자리마저 뺏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디 음악 시장이 축소되던 시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기존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신념으로 활동을 해오던 많은 아티스트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인디밴드의 베이시스트로 활동한 지 4년차인 김씨는, 공연 수익 감소로 인해 작업실 대여비와 합주비와 같은 고정비용에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되어 멤버들과 겨우겨우 모아서 지출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디밴드 보컬로 활동한 지 1년차인 이씨는 공연 자체가 감소했을 뿐 아니라 신인 아티스트의 등용문이던 여러 대회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이로 인해 신인 아티스트들은 나아갈 자리가 없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밖에도 각종 공연문화계 소비가 확연히 감소함에 따라, 라이브 공연 이외에도 강연과 같은 오프라인 행사의 진행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인디 아티스트로 활동한지 9년차인 밴드 보컬 이씨는, 코로나의 대유행 시점에서 밴드 멤버 전원이 전업을 시작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오프라인 행사의 수익만으로는 밴드를 운영하고 개인의 삶을 영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는 “매회 공연이 일종의 도박처럼 느껴진다”는 심정을 전했다.

이렇게 인디 아티스트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이들 모두는 새롭게 변화한 코로나시대의 홍대 인디 문화를 크게 체감한다고 했다. 베이시스트 활동 4년차인 김씨는, 위생을 잘 준수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가 확산되는 이 시기에 공연을 하는 게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팬분들께 위험을 감수하게 하는 것만 같아 마음이 불편하고, 이에 죄송한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공연장에서 열심히 즐겨주시고 응원해주시며, 공연 내내 마스크 착용 등 위생수칙을 준수해주시는 많은 팬분들 덕분에 오히려 힘을 얻게 되었다며 팬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인디 공연 9년차인 밴드 보컬 이씨는, 오프라인 행사는 확연히 줄었지만 SNS와 같은 매체의 도달률은 증가했다며 그 차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이전과 비교했을 때 음원 및 라이브의 스트리밍 횟수가 증가하였으며,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 및 인스타그램 게시글의 반응 수가 조금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무관중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 방식인 ‘언택트 공연(콘서트)’을 진행해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으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원활히 유지하고 있는 아티스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홍대의 인디 문화에서는 이렇듯 일부 어려움과 불편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아티스트들은 음악작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인디밴드 보컬 1년차인 이씨는, 음악작업과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확산 이전에도 개인공간에서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며, 개인적인 음악활동을 지속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베이시스트 4년차인 김씨 또한, 라이브 공연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지만 더 많아진 시간을 앨범을 준비하는 데에 쓰고 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김씨 또한 크게 음악활동에 어려움을 겪거나 피해를 겪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응답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위생수칙을 준수하며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인디 공연 문화가 새롭게 자리를 잡으면서, 아티스트들에게는 공연 기획 등에 있어 새로운 고민이 필요해지기도 했다. 인디 뮤지션 활동 9년차인 밴드 보컬 이씨는, ‘쇼’ 하나의 기획에 있어서 기존보다 더 높은 난이도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인기가 있는 그룹사운드부터 막 시작한 신진밴드들 모두에게 이러한 국면은 ‘위기를 타파하는 묘수’를 연구해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즉, 음악과 컨셉 외에도 새로운 방식의 ‘전략성’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공연 문화를 사랑하는 홍대의 ‘인디피플’에게 앞으로 홍대의 공연 문화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나 문제점에 대해 물었다. 대학생인 황씨는 대부분의 홍대 공연장이 위생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공연장의 관리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곳도 있어 불안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더욱 더 철저한 위생관리와 소비자 불안의 해소를 위해서는 공연장이 자체 채널을 통해 관람객에게 위생관리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기존에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공연 모습을 담아 호평을 받았던 ‘온스테이지’, ‘계단라이브’와 같은 라이브 프로그램과 언택트 콘텐츠가 더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인디 아티스트들의 설자리가 늘어나고 더 많은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길 소망했다.

[칼럼] 코로나19의 확산, 홍대 인디 아티스트와 ‘인디피플’ 목소리를 듣다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