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외부 자본 조달 검토에서 3주 만에 중단으로 선회
금융당국, 해외 상장도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 판단
美 신규 팹 확보 필요성은 유지…직접 출자·차입 등 대안 주목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인 솔리다임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10231406450976500ecbf9426b21123420595.jpg&nmt=23)
23일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와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최근 자본시장 여건과 주가 흐름 등을 고려할 때, 현재 IPO가 SK하이닉스와 기존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반도체 기업 주가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상장 추진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이달 초 제시한 자금 조달 구상에서 방향을 바꾼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솔리다임의 미국 신규 생산시설 확보를 위해 직접 투자와 IPO 등 외부 자본 조달 방안을 비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부 자본을 활용하면 부담을 줄이고 모회사 차원에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 쓸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IPO를 검토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외부 자본을 유치해 솔리다임의 투자를 뒷받침하고 모회사인 SK하이닉스의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솔리다임의 기업가치를 별도로 평가받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성장 잠재력이 모회사 기업가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고려했다. 상장을 통해 외부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 가치를 시장에서 평가받으면 시설 투자와 주주환원에 필요한 재원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셈이었다.
다만 별도 상장 추진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있었다. 자회사가 따로 상장하면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 대신 솔리다임 주식을 직접 매수할 수 있고 향후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 일부가 외부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신주 발행 방식에 따라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었다.
중복상장 우려도 있었다. SK㈜와 SK스퀘어, SK하이닉스가 이미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상황에서 최하단의 핵심 사업회사인 솔리다임까지 별도로 상장하면 사업 가치는 여러 상장사를 거쳐 간접적으로 반영되는 반면 솔리다임의 성장 이익 일부는 신규 주주에게 배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장 중단 이후에도 솔리다임의 투자 필요성은 남아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해 출범시킨 회사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면 기존 생산시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미국 내 신규 생산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 확대로 낸드의 전략적 가치가 재평가되는 가운데 기존 중국 생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IPO를 대체할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식과 투자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직접 출자나 내부 현금 활용, 외부 차입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회사가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M15X 증설, 미국 첨단 패키징 시설 투자 등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솔리다임 투자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생산능력 확충과 경쟁력 강화는 중요한 과제”라며 “투자 시기와 규모, 재원 조달 방식 등을 검토하며 솔리다임의 성장과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