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대금 4100억원 전액 차입금 상환 투입...재무구조 개선 도모
반도체 소재·가공 자회사 실적 개선...자산관리 부문 '턴어라운드'
건설 부문 손실 인식 가속화...비주택사업 대손상각비 급증
자회사 편입·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 통해 사업 재편 속도

이번 매각으로 SK에코플랜트의 재무 부담은 일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연결기준 지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재편의 이면에는 본업인 건설사업의 적자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이 그대로 남아 있다. SK에코플랜트의 PF우발채무는 연결기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2024년부터 AI·반도체 밸류체인 시너지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을 추진해왔다. 사업재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그룹 차원의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가 2022년 환경·에너지 사업 진출을 명분으로 인수했던 SK오션플랜트를 4년여 만에 정리한 것도 이같은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SK에코플랜트는 2025년 12월 SK㈜의 사내독립기업(CIC)인 SK머티리얼즈 산하 반도체 소재 자회사 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4곳을 가스·소재(Gas & Material) 부문 자회사로 추가 편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7일에도 SK에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이번 합병은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에 대한 자체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실적 개선은 자산관리(Asset Lifecycle) 부문이 이끌었다.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SK TES와 반도체 가공업체 에센코어, 산업용 가스업체 SK에어플러스가 해당 부문에 포함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4년 11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SK오션플랜트는 2024년과 2025년 SK에코플랜트 연결기준 영업이익의 약 20%를 차지했다. 그러나 반도체 계열사 편입 효과로 올해 상반기 그 비중은 2.5%까지 낮아졌다. 매출 비중도 3.4%에 그쳤다. 지분 매각이 SK에코플랜트 전체 사업기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주택·건축·인프라 건설을 담당하는 솔루션(Solution) 부문은 연결기준으로도 적자를 냈다. 솔루션 부문 영업손실은 2025년 73억원이었다가 올해 상반기 2230억원까지 늘었다.
건설사업이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별도기준 성적표는 더욱 부진하다. SK에코플랜트는 별도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1058억원을 냈다. 세전손실은 3102억원으로 영업손실의 세 배에 육박했다. 당기순손실은 1893억원으로 다시 좁혀졌다.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사업과 장기 미착공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이 원인이다.
또한 2025년 4570억원이었던 대손상각비와 기타대손상각비(연결기준)도 올해 상반기 5059억원으로 늘었다. 대손상각비와 기타대손상각비는 각각 1744억원, 3315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대손상각비만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선 셈이다. 이는 손실 인식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31일 SK에코플랜트는 디오션자산운용에 SK오션플랜트 보통주 2225만6969주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분율로는 35.62%다. 오성첨단소재가 공동투자자로 참여했다. 매각가액은 4100억원이다. 처분은 올해 12월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NICE신용평가는 매출액 대비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EBITDA/매출액 비율이 연결기준 6% 이상, 벌어들인 현금으로 순차입금을 얼마나 빨리 갚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순차입금/EBITDA 배수가 4배 이하로 유지되면 등급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EBITDA/매출액 비율은 16%,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1.2배였다. 매출액 대비 현금창출력은 상향 기준의 두 배를 웃돌고 순차입금은 1년치 현금창출력의 1.2배에 불과할 만큼 차입 부담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두 지표 모두 상향 조건을 충족했다.
EBITDA/매출액 비율은 2021년 3.4%에서 2022년 4.3%, 2023년 5.1%, 2024년 6.1%로 완만하게 올랐다. 2025년에는 5.1%로 주춤했다가 올해 상반기 들어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2021년 9.9배에서 2022년 10배로 오히려 소폭 올랐다가 2023년 9.9배, 2024년 8.7배, 2025년 3.5배로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1.2배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의 가파른 개선은 반도체 소재·장비 자회사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에코플랜트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은 상향 조건 충족에도 '유지'됐다. 장기신용등급은 A-·안정적이다. 단기신용등급은 A2-다. 신용평가업계는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부문별 실적 변화, 건설부문 장기 미착공 사업장의 PF우발채무 현실화 여부, 부채성 자본 상환 부담 추이를 앞으로의 점검 대상으로 꼽고 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