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줌인] 지분법이익 274% 급증한 ㈜LG...착시효과 걷어내면 사실상 '전자 독무대'

조재훈 기자

2026-08-24 08:09:14

상반기 지분법손익 5996억원 중 4369억원이 LG전자 한 곳에서 나와
LG화학, 상반기 지분법손익 679억원 손실...계열사 중 유일한 '마이너스'
배당성향 60% 원칙 유지하며 기존 보유 자사주는 지난 5월 전량 소각

LG그룹 사옥. / 이미지 = LG그룹
LG그룹 사옥. / 이미지 = LG그룹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지주회사 ㈜LG의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계열사 실적을 지분율만큼 나눠 인식하는 지분법손익이 급증하면서다. 순수지주회사인 ㈜LG는 직접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해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연결 실적의 방향은 계열사가 얼마를 벌어들이느냐에 좌우된다. 지분법손익이 지주회사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인 이유다.

다만 계열사별로는 온도차가 뚜렷하다. 상반기 지분법손익 5996억원 가운데 73%가 LG전자 한 곳에서 나온 반면 LG화학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LG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시가와 장부금액을 견줘도 전자 계열만 시가가 장부금액을 웃돌아 사실상 '전자 독무대'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LG는 배당성향 60% 이상 원칙을 유지하고 기존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했으며 신사업 투자는 인공지능(AI)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LG는 13일 2분기 연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2조1396억원, 영업이익은 92.5% 늘어난 533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18.6% 늘어난 5338억원,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127.6% 늘어난 465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영업이익 9468억원,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 8055억원을 기록했다.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3개 사업군에 걸쳐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2분기 말 기준 지분율은 LG전자 35.3%, LG화학 34.9%, LG유플러스 38.7%, LG CNS 45% 등이다. 연결 매출은 상표권·임대수익, 지분법손익, 연결종속회사 매출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지분법손익은 2분기 3481억원으로 전년 동기(929억원)보다 274.7% 급증하며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 됐다.

지분법손익은 여러 계열사 실적을 하나의 숫자로 합산하기 때문에 한 곳만 크게 개선돼도 전체 증가율이 높아진다. 274.7%라는 증가율에도 상반기 지분법손익 5996억원 가운데 73%인 4369억원이 LG전자 한 곳에서 나왔다. LG유플러스는 1523억원, LG생활건강은 502억원에 그쳤다. LG화학은 오히려 679억원 손실을 냈고, HS애드도 24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전자 독무대' 현상은 관계기업 지분 가치에서도 확인된다. 2분기 말 기준 LG전자 지분의 시가(주가로 환산한 시장가치)는 11조6589억원으로 장부금액(8조4152억원)을 3조원 넘게 웃돌았다. LG화학(시가 6조9077억원, 장부금액 10조9461억원)과 LG유플러스(시가 2조3019억원, 장부금액 3조4597억원), LG생활건강(시가 1조2199억원, 장부금액 1조7870억원)은 반대로 시가가 장부금액에 못 미쳤다. 전자 계열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화학·통신 계열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분법이익은 회계장부상 이익일 뿐 계열사가 배당을 지급하기 전까지는 지주회사에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LG가 배당 재원으로 삼는 별도 당기순이익과 지분법이익이 별개로 움직여서다. 이는 실적이 특정 계열사에 쏠릴수록 해당 계열사의 실적이나 배당 정책 변화만으로 지주회사 실적과 주주환원 재원이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연결기준 실적이 급증한 것과 달리 ㈜LG 자체 수익원으로 구성된 별도기준 실적은 뒷걸음쳤다. ㈜LG의 별도 재무제표는 배당수익·상표권사용수익·임대수익으로 구성된다. ㈜LG의 상반기 별도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1.3% 줄어든 5163억원이었다. 트윈타워·가산·서울역빌딩 등 보유 부동산 임대수익은 17.3% 감소한 606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광화문빌딩을 매각한 여파로 풀이된다.

반면 상표권사용수익은 전자·이노텍 등 상표권 사용 계열사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6.9% 늘어난 1805억원이었다. 상반기 계열사별 매출 합계는 5102억원으로 LG전자가 1616억원, LG화학이 1066억원, LG유플러스가 883억원 순이었다. 배당수익은 LG CNS 등 일부 자회사가 전년부터 중간배당을 시작한 영향으로 2.0% 줄어든 2752억원에 그쳤다. 별도 당기순이익은 2.8% 증가한 3816억원이다.

계열사 실적을 단순합산한 전자 계열(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로보스타)의 상반기 매출은 55조4000억원에서 58조9000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3%에서 5.6%로 개선됐다. 프리미엄 TV와 생활가전 판매가 늘고 스포츠 이벤트 특수까지 겹친 데다 원가절감과 미국 관세환급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LG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4% 늘어난 3조2528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치를 새로 썼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과 반도체기판 수요 증가·판가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96.4% 늘어난 5411억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 매출 11조1461억원, 영업이익 38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21년 이후 5년 만의 상반기 흑자다. 2분기를 보면 매출은 5조612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익은 전분기 1467억원 흑자에서 1080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희망퇴직 등 인력 운영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 약 2400억원이 반영된 결과로, 이를 제외하면 사업 자체는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게 LG디스플레이 설명이다.

화학 계열(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의 상반기 매출은 27조8000억원에서 29조7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4.0%에서 2.6%로 낮아졌다. LG화학의 2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0% 늘어난 14조1759억원, 영업이익은 25.8% 늘어난 5996억원이었다.

이는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판매량 감소에도 원료가 상승에 따른 재고 래깅 효과와 스프레드 확대, 미국 상호관세 환급 등 일회성 이익이 겹치며 석유화학 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다만 LG화학은 3분기부터 원료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 효과와 해상 운임 상승(상반기 대비 약 60%)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29.6%로 전분기보다 상승했다.

LG화학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흑자 전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해 전분기(2078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출하량 증가와 전기차(EV) 배터리 공급 확대, ESS 라인의 고정비 부담 감소가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9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86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LG생활건강만 매출이 2.1% 줄어든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이 6.8% 늘어난 2106억원을 기록하며 계열 내 유일하게 수익성이 개선됐다.

통신·서비스 계열(LG유플러스·LG CNS·LG헬로비전 등)은 매출이 10조60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7.3%에서 7.9%로 개선됐다. LG유플러스는 홈인터넷과 AI데이터센터(AIDC)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어난 6168억원을 기록했고, LG CNS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6.1% 늘어난 2조8358억원, 영업이익이 1.1% 늘어난 2221억원을 기록했다.

㈜LG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이익 제외)의 6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5개년 평균 지급률은 68%다. 지난해에는 일회성 비경상이익을 제외한 조정 기준 별도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약 11% 줄었지만 광화문빌딩 매각이익 중 약 1000억원을 배당재원에 추가로 반영해 보통주 주당배당금(DPS) 3100원을 유지했다. 2025년 연결 배당성향은 약 65%로, 고배당기업에 적용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이다.

㈜LG는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는 전량 소각을 마쳤다. ㈜LG는 2025년 11월 28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에서 잔여 자사주 전량을 2026년 상반기 내 소각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5월 28일 소각을 완료했다. 앞서 2025년 9월에도 절반을 소각해 두 차례 소각 규모는 장부가액 기준 각각 2500억원이다. 이에 따라 ㈜LG의 현재 보유 자사주는 없다.

다만 ㈜LG는 배당·투자재원 집행 후 남는 잉여현금이 있을 경우 그 일부를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잉여현금 발생 여부에 따라 자사주 매입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업 투자는 인공지능(AI) 영역에 집중돼 있다. ㈜LG의 누적 투자액은 2021년 108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125억원으로 6.6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 중 AI 및 기업용 소프트웨어 영역 투자가 전체의 68.0%를 차지한다. AI 최적화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기업 배스트데이터(Vast Data)에 1318억원, 보안 인식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 비스타펀드(Vista Fund)에 1015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또 누적 투자액 중 클린테크·지속가능성 영역이 21.7%, 바이오·헬스케어 영역이 5.8%를 차지했다. 클린테크 영역에서는 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LG의 AI 역량 강화는 산하 LG AI연구원을 통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12월 출범한 LG AI연구원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왔으며 지난달에는 파라미터 7500억개(750B) 규모의 'K-엑사원 2.0'을 선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이 모델로 2차 평가를 진행 중이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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