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서 수익성 높이고 유럽서 고전...하이브리드·中전기차에 '희비교차'

김다경 기자

2026-08-18 17:38:02

현대차 미국 상반기 순익 1.6조…전년比 8배↑, 전체 순익 30%
유럽법인 3142억 순손실 적자 전환…매출은 사실상 제자리
EU 판매 4위 유지했지만 중국계 급성장…수익성 방어 과제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현대자동차의 미국과 유럽 사업 수익성이 엇갈렸다. 미국 판매·생산법인은 올해 상반기 1조6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반면 유럽 판매총괄법인은 3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판매 믹스가 수익성을 올린 반면 유럽에서는 전기차 경쟁 심화와 판매 인센티브 부담 등이 수익성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판매법인 현대차 아메리카(HMA)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2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1609억원 대비 약 7.8배 증가했다. 미국 앨라배마 생산법인(HMMA)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373억원에서 3858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HMA와 HMMA의 상반기 순이익을 합치면 1조6334억원이다. 이는 현대차 전체 연결 순이익 5조4729억원의 약 29.8%에 해당한다. 지난해 상반기 두 법인의 순이익 합계는 1982억원으로 연결 순이익 6조6300억원의 약 3% 수준이었다. 1년 사이 미국 판매·생산법인의 이익 기여도가 크게 확대된 셈이다.

미국 사업의 외형도 성장했다. 현대차의 북미 지역 외부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40조990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4조8404억원으로 3조8502억원, 9.4% 증가했다. 미국 판매법인과 생산법인의 순이익이 동시에 크게 늘면서 북미 사업의 실적 기여도도 높아졌다.
미국 시장에서는 판매 증가와 함께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차종의 판매 확대가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상반기 약 43만1000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SUV 판매 비중은 75%를 웃돌았다. 하이브리드 판매량도 약 6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늘어 전체 판매의 약 16%를 차지했다. 제네시스 역시 약 3만4000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특히 미국 사업의 실적 개선은 현대차 전체 실적 흐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5조3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2352억원보다 25.9% 감소했다. 전체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미국 판매·생산법인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1982억원에서 1조6334억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

반면 유럽에서는 매출 정체와 함께 수익성이 악화됐다. 유럽 판매총괄법인 현대차 유럽(HME)의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314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93억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에도 1254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 약 188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돼 분기 기준 적자 폭도 확대됐다.

유럽 지역 외부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2조298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2조3423억원으로 44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0.4%로 사실상 정체됐다. 상반기 판매량도 약 26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수익성은 판매량 감소폭보다 훨씬 크게 악화됐다.

실제 유럽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판매 정체 속에 중국계 완성차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에서 현대차그룹의 신차 등록 대수는 41만7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완성차 그룹별 순위에서는 폭스바겐그룹, 스텔란티스, 르노그룹에 이어 4위를 유지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7.4%에서 7.0%로 0.4%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중국계 완성차 업체들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BYD는 13만7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8.2% 증가했고 체리자동차는 8만4987대로 268.7% 급증했다. SAIC모터도 12만7585대로 19.1% 늘었다. BYD의 EU 시장 점유율은 0.9%에서 2.2%로 체리자동차는 0.4%에서 1.4%로 높아졌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수익성 방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유럽의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며 판매 인센티브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럽 시장의 판매 부진 요인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를 꼽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코나EV 등 제한적인 전기차 라인업으로 시장에 대응해왔다며 하반기 유럽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3를 출시해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호조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 부담이 변수로 작용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2분기 미국 관세 납부액은 약 9000억원으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회사는 다만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관세 부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다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d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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