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도 AI 편승...젠슨 황 회동에 기대감 커지나

김유승 기자

2026-06-05 16:03:06

7일 젠슨 황-크래프톤·엔씨 회동…'피지컬 AI' 생태계 확장 기대
외연 확장 호재지만…AI 수익화 난관 속 성과 증명 과제 남아
"게임 산업, AI 접목 시 수익 창출 유리…모델 고도화 집중해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AI용 PC용 칩 N1X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AI용 PC용 칩 N1X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크래프톤·엔씨소프트(이하 엔씨)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하며 '피지컬 AI(Physical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게임업계의 AI 기술 고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 생태계 편입은 분명한 호재지만, 각 사만의 독자적인 AI 모델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다.

5일 게임 및 IT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번 주 서울에서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장태석 '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 총괄 등과 단독 회동을 갖는다. 같은 날 김택진 엔씨 공동대표와의 만남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의 핵심 의제는 '피지컬 AI'와 차세대 게이밍 기술이다. 최근 게임사들은 게임 내 AI 접목을 넘어 방위산업 등으로 AI 수익 모델을 넓혀가는 추세다. 게임업계는 이미 모션 캡처나 가상 시뮬레이션 등 피지컬 AI에 적용하기 좋은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 만큼 게임을 AI 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게임 내 AI 기능을 고도화해온 기업이다. 예컨대 양사가 공동 개발한 CPC(Co-Playable Character) 기반 '스마트 조이' 기능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에 탑재해 NPC의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데 활용됐다.

특히 크래프톤이 설립한 로봇 AI 전문 연구법인 '루도 로보틱스(Ludo Robotics)'가 양사 협력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현재 루도 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및 칩셋 분야의 피지컬 AI R&D와 인프라 구축 전략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경영진이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로봇 분야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 협력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 20년 협력 이력을 보유한 엔씨도 자회사 'NC AI'를 앞세워 피지컬 AI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NC AI는 삼성SDS·ETRI 등 53개 기관이 참여한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핵심 경쟁력은 '리니지', '아이온' 등 대형 MMORPG를 통해 쌓은 강화학습 노하우와 3D 에셋 생성 기술 '바르코 3D'다. 엔씨는 이를 토대로 로봇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FM)'과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행보에 힘입어 양사 협력이 게임을 넘어 피지컬 AI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 생태계' 편입이 상당한 호재임에 틀림없지만, 글로벌 AI 모델 대부분이 수익화 단계에서 난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연 확장과 AI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주가 및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빠르게 증명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게임과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AI를 전략적으로 접목한다면 타 산업 대비 비교적 수익을 내기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일부 기업이 엔비디아와 협력해 프로젝트를 한다는 정도의 소식은 전부터 있었지만, 여기서 그칠 게 아니라 GPU를 활용해 이런 성과가 나왔다는 구체적인 사례와 소재를 빨리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크래프톤이 '인조이' 같은 게임을 시도했지만 아직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이유는 AI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를 더 적극적으로 서비스화하고, AI와 게임을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모델을 연구해 적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즉,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 모델'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김 교수는 "110조원 규모의 AI 투자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중 10%인 10조 원 정도만 콘텐츠 산업에 지원해도 엄청난 수익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도 필요하겠지만, 이제는 수익 모델을 어디서 만들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더 큰 문제는 학습시키고 싶어도 학습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어 데이터 자체가 미국, 중국, 일본보다 현저히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은 충분히 이야기했으니, 이제는 수익 모델을 어디서 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IT 버블 때도 그렇고, 메타버스 때도 그렇고 결국 게임에서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하면 산업 자체가 사그라들었다. 문화 산업에 AI를 제대로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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