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30도 육박…편의점·마트·패션·가전까지 '얼리 서머' 경쟁
"기상청보다 먼저 여름 선언"…계절 소비 앞당기는 유통업계 전략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5월 중순 서울 낮 최고기온은 29~30도 수준까지 올랐고, 대구와 대전 등 일부 지역은 30도를 웃돌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평년보다 빠른 더위가 나타나면서 통상 6월 이후 본격화되던 여름 상품 판매 시점도 5월 중순으로 앞당겨졌다. 유통업계는 이미 4월 말부터 여름 상품 기획전을 준비하며 예년보다 빠르게 대응해 왔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편의점 업계다. CU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GS25 역시 같은 기간 빙과류 판매가 20% 이상, 냉음료 매출은 15% 이상 늘었다. 편의점은 소비자 접점이 가장 빠른 채널인 만큼 계절 변화에 즉각 반응하는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업계는 인기 빙과와 RTD 음료 물량을 조기 확대하며 여름 특수를 선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계절 상품 판매 확대에 나섰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수박·참외 등 여름 과일 할인전을 시작했고, 냉면·삼계탕 등 계절 먹거리 행사도 강화했다. 일부 점포에서는 선풍기와 이동식 에어컨 판매를 지난해보다 1~2주 앞당겨 시작했다. 대형마트는 계절 먹거리와 생활가전을 동시에 전면 배치하며 ‘여름 장보기’ 수요를 한 번에 흡수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냉감’이 핵심 키워드다. 무신사에 따르면 최근 냉감 티셔츠와 기능성 의류 검색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여름 패션 기획전을 예년보다 앞당겨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반팔 판매를 넘어 냉감 소재와 자외선 차단 기능성 제품 중심으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관련 상품군 확대도 빨라지고 있다.
가전 양판점도 분주하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가전 할인 행사를 예년보다 앞당겨 시작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관련 제품 판매가 전년 대비 20~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는 폭염 가능성이 조기 거론되면서 제조사와 유통사 모두 재고 확보와 설치 인력 운영 계획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기후 영향으로만 보지 않는다. 최근 소비자들이 ‘필요할 때 구매’보다 ‘미리 준비하는 소비’로 이동하면서 계절 상품 구매 시점 자체가 앞당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날씨 변화에 맞춰 대응했다면, 이제는 소비 심리를 선점해 계절 수요 자체를 앞당기는 것이 유통 전략의 핵심이 됐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절 상품은 누가 먼저 소비자 눈에 띄느냐가 매출을 좌우한다”며 “이제는 기상청보다 유통업계가 먼저 여름을 선언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최용선 빅데이터뉴스 기자 cys4677@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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