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50년 돌아보기-15] 광탄선 운항 및 유조선 영업의 재도약

채명석 기자

2026-04-15 09:06:33

1996년 12월 한국전력과 18년 장기계약 체결
13.5만 DWT급 광탄선 발주 '현대파워호' 건조
유조선 사업 철수했으나 극동정유 인수로 재개
28만DWT급 VLCC 2척 현대重서 인수해 투입

현대상선의 28만DW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현대 배너(Hyundai Banner)’호가 항해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현대상선의 28만DW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현대 배너(Hyundai Banner)’호가 항해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1980년대 초의 불황으로 광탄선분야도 예외 없이 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철광석·석탄·곡물 등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국가들의 철강산업이 성장하고 중국의 교역 규모가 커진 것도 광탄선의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초 걸프전 및 세계 경기 둔화 시기에는 운임이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을 한 해 앞둔 1994년 무렵부터 세계 각국의 교역량이 급팽창하면서 벌크 화물량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철광석·석탄 수입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운임 또한 강세로 전환되었다. 이에 힘입어 대형 광탄선 시장은 성장 국면으로 전환하며 1990년대 중반에는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현대상선은 1981년 건조한 대형 광탄 전용선 현대 퍼시픽호를 중심으로 철광석·석탄 수송사업을 수행해 왔다. 불황기에도 포항제철과 맺은 장기계약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적인 화물 운송을 계속할 수 있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중국·동남아 등의 자원 수송에도 참여하면서 사업을 유지해 왔다.

1996년 12월에는 한국전력과 18년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호주·캐나다·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발전용 석탄을 싣고 국내로 수송하는 광탄선 운항권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13만5000DWT(재화중량톤수)급 광탄선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이 선박은 1998년 5월 인도되어 ‘현대 파워(Hyundai Power)’호로 명명되었다. 현대 파워호는 길이 260m, 폭 43m, 높이 24m이며, 시속 14.4노트의 속력을 낼 수 있는 최첨단 선박으로, 연간 수송량은 약 100만t에 달한다.
이 선박을 인수함으로써 현대상선은 5척의 한국전력 석탄 전용선을 운항하게 되었다. 또 선복량은 6만여t으로, 한국전력의 전체 석탄 전용선단 선복량의 약 30%를 점유하여 최대 수송사로 부상하게 되었다.

관련해 유조선 시장은 제2차 석유파동 이후 그 어느 부문보다도 타격을 크게 받았다. 선복과잉의 여파가 매우 심각했던 것이다. 걸프전 초기에 잠깐 운임이 상승한 적도 있었지만, 종전 후 곧바로 하락하여 운임 수준은 거의 바닥권에 머물렀다. 1990년대 들어서는 경기 회복의 영향을 받아 점진적으로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공급과잉 구조가 해소되지 않아 다른 벌크선들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시황이 계속되었다.

현대상선은 기존에 보유하던 3척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이 노후함에 따라 1983년 이를 매각 처분했다. 그리고 부정기적으로 용선을 활용하는 정도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결국 유조선 영업을 종료했다. 회사 창립의 토대가 되었던 사업을 접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으나 유조선사업의 여건이 너무나 열악했다.

그런데, 1993년 현대그룹이 극동정유㈜를 인수하여 현대정유㈜로 사명을 변경하며 정유업에 진출하면서 유조선 영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었다. 극동정유는 당시 장기수송계약을 맺은 선사 없이 현물시장을 통해 원유를 수송해 왔던 터라 이제는 새로운 선사가 필요해진 것이다. 따라서 현대그룹 내 선사 및 조선소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장기수송계약을 추진하게 되었다.

1993년 현대상선은 사내에 유조선 영업을 담당하는 탱커2부를 신설하고 유조선 영업을 재개했다. 1993년 7월 현대정유가 도입하는 원유의 약 50% 물량에 대해 장기수송계약을 체결하고, 그 수송을 맡을 28만DWT급 VLCC 2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유조선 시황이 여전히 침체한 상황이었지만, 유조선 영업의 부활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1995년 12월 두 척의 VLCC 가운데 한 척이 먼저 인도되었다. 이 배를 ‘현대 스타(Hyundai Star)’호로 명명하고, 15년간의 현대정유 원유 수송 전용선으로 투입했다. 종료했던 유조선 영업을 복원한 의미 있는 취항이었다.

1996년 6월에는 같은 크기의 VLCC 1척도 추가로 인수해 ‘현대 배너((Hyundai Banner)’호로 명명하고 현대정유 원유 수송에 투입했다. 이 배는 좌초나 기관 고장 시에도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는 비상예인장치, 원유를 자동으로 하역하며 하역 중 원유 유출을 예방하는 자동하역장치 등의 기능을 갖춘 최첨단 유조선이었다.

현대상선은 2척의 VLCC 외에도 필요에 따라 용선을 투입하면서 유조선 영업을 확대해 나갔다. 한편으로는 현대정유가 설비 증설을 추진함에 따라 신조 유조선을 투입하기로 하고, 현대중공업에 30만DWT급 VLCC와 석유제품 수송을 위한 10만DWT급 석유제품선 1척을 추가로 발주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유조선 영업 부문을 완전히 정상화하여 재도약의 여정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