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다음은 ‘장기지속형’…K-제약, 월 1회 개발 속도전

최용선 기자

2026-05-28 09:00:00

국내 제약사들 중심의 경쟁

사진=ChatGPT 생성
사진=ChatGPT 생성
[빅데이터뉴스 최용선 기자]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초기 시장이 ‘얼마나 체중을 많이 줄이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얼마나 덜 자주 맞느냐’가 차세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기존 주 1회 투여 방식에서 나아가 월 1회, 나아가 분기별 1회 투여가 가능한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만이 단기 치료가 아닌 만성질환 관리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이 시장 선점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주도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시장 확대를 이끌었지만, 주 1회 주사라는 점은 여전히 환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차세대 경쟁 축이 ‘효능’에서 ‘투약 편의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히런트 마켓 인사이트(Coherent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올해 약 305억달러(약 42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2033년에는 986억달러(약 136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2030년 전후 600억~100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다.

국내 시장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지난해 1억3680만 달러(약 1900억원)에서 2030년 3억5790만 달러(약 5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한미약품이 가장 적극적이다. 한미약품은 자체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장기지속형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며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도 비만·대사질환 분야를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관련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섰다. 글로벌 기술 협력과 자체 연구를 병행하며 중장기 시장 진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웅제약 역시 비만 치료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장기 지속형 플랫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관련 후보물질 발굴과 전임상·임상 연구를 확대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도 맞물린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비만·대사질환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관련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 매출 상위 제약사 10곳의 연구개발비는 총 3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유한양행이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전년보다 38% 확대했고, 한미약품도 올해 1분기 관련 비용을 18% 이상 늘리는 등 비만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는 단기간 처방이 아니라 장기 관리가 필요한 치료제인 만큼 결국 환자가 얼마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장기지속형 기술에서 성과를 낼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용선 빅데이터뉴스 기자 cys4677@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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