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무방류 도입 5년 “환경사업의 자연·인간 공존 실현”

채명석 기자

2026-05-29 11:05:04

세계 최초 공정용수 순환 시대 정착 “낙동강 수질 보호 약속 지켜”
환경 안전 체계 고도화… 전 공정 아우르는 대규모 설비 혁신

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무방류시스템(ZLD) 전경. 사진= 영풍
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무방류시스템(ZLD) 전경. 사진= 영풍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이 대규모 환경오염 우려 제조시설의 자연, 사람과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현했다. 경상북도 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는 낙동강의 상류에 인접해 수질 오염 우려가 컸는데, 무방류 시스템 덕분에 이를 불식시켰다.

29일 회사 측에 따르면, 영풍이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Zero Liquid Discharge, ZLD)’이 가동 5주년을 맞는다.

ZLD 가동 이전 석포제련소는 배출수를 불소 공정과 미생물 공정 등을 통해 정화한 다음 하천으로 방류해 왔다. 이 과정으로도 정부가 정한 수질환경 기준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정화할 수 있지만 지속되는 환경단체의 우려 제기와 환경 당국의 검사와 단속이 이어지자, 영풍은 아예제련소에서 사용한 폐수를 깨끗한 물로 자체 정화해 재이용하고, 배출을 아예하지 않는 방안을 구상했다. 4년 여의 연구 끝에 폐수 무방류 공정을 개발, 2018년 5월에 특허를 획득했다. 회사는 2021년 5월 30일부터 석포제련소의 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본격 가동해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수 무방류 시스템은 1차적으로 수질개선에 기여할 뿐 아니라, 공업용수를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대책이 될 수 있다. 공정수를 재활용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근 취수원에서 끌어 오는 물의 양을 줄일 수 있어 2차적으로 수질개선에 기여한다. 영풍 이외에도 이미 SK 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반도체 자동차업체들이 폐수 무방류 및 오수 재활용 시스템 가동을 통해 30~40%에 달하는 공업용수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영풍은 총 460억 원을 투입해 ZLD를 구축했다. 이 시설은 ‘상압 증발 농축식’ 방식을 적용해 공정 폐수를 정수 처리한 뒤 100℃ 이상의 고온으로 끓여 수증기를 포집하고, 이를 다시 깨끗한 물로 회수해 공정용수로 재사용하는 구조다.
주요 설비는 정수 과정을 거친 공정 사용수를 증발시키는 증발농축기(Evaporator)와 불순물을 고형화해 처리하는 결정화기(Crystallizer)로 구성된다. 영풍은 2021년 1차 투자로 309억 원을 들여 증발농축기 3대와 결정화기 1대를 설치했으며, 2023년에는 154억 원을 추가 투자해 증발농축기와 결정화기를 각각 1대씩 증설했다.

ZLD 시설의 하루 최대 처리 용량은 4000㎥ 규모이며, 일일 평균 2000~2500㎥의 공정 사용수를 처리해 전량 재이용하고 있다. 실제 이 시스템을 통해 공정 사용수를 100% 재이용함으로써 하천수의 취수를 줄여 수자원을 아낀 규모는 연간 약 88만㎥애 달한다. 이를 통해 수자원 보호와 수질오염 방지, 자원순환형 공정 구축이라는 성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 직원이 2026년 5월 28일 폐수 무방류시스템 DCS룸에서 통합 시스템으로 설비를 제어하고 있다. 사진= 영풍
영풍 석포제련소 직원이 2026년 5월 28일 폐수 무방류시스템 DCS룸에서 통합 시스템으로 설비를 제어하고 있다. 사진= 영풍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을 바탕으로 영풍의 ZLD는 국내 산업계의 대표적인 친환경 수처리 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단지 관계자들의 벤치마킹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강원ㄷㅎ 영월군청 전략산업팀 관계자들이 석포제련소를 방문해 ZLD 시스템을 견학했다. 영월군은 국가 핵심광물인 텅스텐 공급망 구축과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폐수 무방류 공공폐수처리시설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한 광역자치단체의 섬유산업 담당 공무원들이 염색산업단지 이전 사업과 연계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석포제련소를 찾았다. 2023년 12월에도 또 다른 광역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이차전지 산업단지 조성과 연계한 공공폐수처리시설 구축 및 수질보전 방안 마련을 위해 ZLD 시스템을 견학한 바 있다.

한편, 영풍은 ZLD를 비롯해 석포제련소 전반에 걸친 대규모 환경개선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수립한 이후 2025년까지 누적 약 5400억 원을 투입해 수질·대기·토양 등 환경 전 영역에 대한 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로, 질소산화물(NOx) 저감을 위한 오존 분사시설 도입, 산소공장 증설, 비산먼지 방지시설, 실시간 배출 모니터링 체계(TMS) 등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제련소 석포면사무소 앞 전광판과 안동댐 세계물포럼기념센터 앞 전광판, 영풍 홈페이지를 통해 제련소 인근 대기질 정보를 투명하게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환경 투자의 성과는 실제 측정 데이터로도 나타나고 있다. 2026년 2월 기준 석포제련소 하류의 주요 국가측정망 지점에서는 카드뮴·시안·납·비소·구리 등 주요 중금속 항목이 모두 검출한계 미만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기질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의 청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에어코리아(Air Korea) 자료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반경 1km 내 위치한 석포면사무소 측정소의 주요 대기질 수치는 청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2월 24일 일평균 측정자료에 따르면, 질소산화물(NOx)은 0.0060ppm, 황산화물(SOx)은 0.0049ppm, 미세먼지(PM-10)는 21㎍/㎥ 수준으로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석포면의 대기질은 전국 주요 산업단지 지역은 물론, 전국 최고 수준의 청정지역과 비교해도 유사하거나 우수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환경 개선 효과는 생태계 변화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제련소 인근 낙동강 하천에서는 멸종위기종인 수달의 서식이 꾸준히 포착되는 등 제련소 주변 생태 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무방류시스템(ZLD) 외관 사진= 영풍
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무방류시스템(ZLD) 외관 사진= 영풍

영풍 석포제련소는 광복 이후 국내에 설립된 최초의 현대식 아연 제련소이자 우리나라 비철금속 산업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들어선 이후 지난 50여 년간 국내 제조업 성장과 궤를 같이해 왔다. 현재 제련소 임직원과 협력업체·공사업체 인력을 포함해 1000여 명이 상시 근무하고 있으며, 경북 북부권을 대표하는 핵심 산업기지이자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ZLD 도입 5주년은 단순한 환경 설비 운영의 의미를 넘어 국내 산업계의 환경 패러다임을 바꾼 상징적인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제련 기술과 환경 안전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제련소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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