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열풍 뒤에서 커지는 또 다른 축, ‘K-AI 콘텐츠’의 부상

황인석 기자

2026-02-02 15:40:00

로봇·자율주행을 넘어 AI 기반 콘텐츠 제작 산업으로 확장되는 흐름

피지컬 AI 열풍 뒤에서 커지는 또 다른 축, ‘K-AI 콘텐츠’의 부상
[빅데이터뉴스 황인석 기자] 최근 글로벌 기술 산업의 중심 키워드는 단연 ‘피지컬 AI(Physical AI)’다.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처럼 AI가 현실 공간에서 직접 작동하는 기술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AI 경쟁은 점차 하드웨어와 제조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CES를 비롯한 주요 기술 전시회 역시 이러한 흐름을 분명히 보여준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이 피지컬 AI에 집중되는 사이, 또 하나의 축이 조용히 성장하고 있다. AI를 통해 ‘무엇을 움직일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 보여줄 것인가’에 초점을 둔 콘텐츠 중심의 AI 산업이다. 기술이 물리적 세계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면, 콘텐츠 산업에서는 AI를 활용해 새로운 이야기와 경험을 설계하는 시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지점에서 한국은 비교적 독특한 위치에 놓여 있다. 반도체·배터리·자동차로 대표되는 제조 경쟁력뿐 아니라, 음악·드라마·영화·게임으로 이어지는 K-컬처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산업 브랜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콘텐츠·미디어 업계가 주목하는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제작 역시, 단순한 기술력보다는 기획과 연출, 스토리텔링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한국이 가진 강점과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K-AI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구분해 바라보기 시작했다. 피지컬 AI가 기술 담론의 중심에 있다면, 콘텐츠 산업에서는 AI를 통해 어떤 메시지와 세계관을 구현할 수 있는지가 본질적인 질문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활용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영상 자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단순 기술 공급보다는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기획·제작할 수 있는 역량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실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경험을 축적해 온 기업으로는 신인류콘텐츠가 언급된다. 이 회사는 광고와 브랜드 캠페인 제작 현장에 생성형 AI, 영상 합성, 가상 프로덕션 파이프라인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구축해 왔다. 기술 시연이나 데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상업 프로젝트를 통해 AI 기반 제작 방식을 검증해 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브랜드 기획 단계부터 AI 활용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기존 영상 제작 스튜디오와는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AI 광고 제작에 집중한 2023년 이후 매출이 연평균 약 137% 성장했으며, 이는 콘텐츠 제작 방식의 변화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광고·마케팅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콘텐츠 제작 구조의 전환으로 본다. 과거 대규모 인력과 긴 제작 공정이 필수였다면, AI 도입 이후에는 기획과 연출 역량이 제작 효율과 직결되고, 글로벌 확장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순 기술 기업보다, AI를 활용해 실제 콘텐츠를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는 스튜디오형 기업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가 하드웨어와 제조 생태계를 확장한다면, AI 콘텐츠 산업은 국가의 문화 경쟁력과 직결되는 영역”이라며 “한국은 이미 K-컬처를 통해 글로벌 스토리텔링 역량을 입증한 만큼, AI 기반 콘텐츠 제작이 또 하나의 산업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피지컬 AI가 현실 세계의 작동 방식을 바꾸고 있다면, K-AI 콘텐츠 산업은 AI 시대에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를 다시 정의하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술 중심의 AI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콘텐츠 기획과 제작 역량을 결합한 한국형 AI 산업의 또 다른 축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인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hi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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