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산·조선 ‘질주’ vs 석화·태양광 ‘정체’…계열사간 희비 뚜렷

조재훈 기자

2026-01-30 15:30:39

한화에어로, 수주잔고 31조…실적 가시성 ‘뚜렷’
태양광·케미칼 동반 부진에 한화솔루션 ‘고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다연장 로켓의 모습. /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다연장 로켓의 모습. /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의 핵심 자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의 실적 흐름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방산과 조선 부문을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주 호황에 힘입어 2025년에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석유화학과 신재생에너지를 담당하는 한화솔루션은 구조적 업황 침체로 영업손실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53조6800억원, 영업이익 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실적만으로도 2024년 연간 매출(55조640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영업이익도 이미 전년도 연간 실적(2조4161억원)을 넘어섰다. 방산과 조선 부문이 그룹 실적을 주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비금융 계열사 가운데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각국 방위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방산 수요가 빠르게 확대됐고, 이는 곧바로 수주 증가로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31조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해 국내 방산 4사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최정환 LS증권 애널리스트는 "26년 이후 지상방산 실적은 호주, 이집트 K9자주포 양산 매출 그리고 탄 매출이 더해져 25년 대비 더 높은 성장률을 거둘 것"이라며 "최근 체결된 5.8조원 폴란드 천무 3차 계약의 경우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에 대한 계약이며 앞으로 유럽 내 천무 플랫폼이 확장됨에 따라 현지 생산된 유도탄 매출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DS투자증권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5년 연간 매출액을 전년 대비 138.6% 증가한 26조 8000억원, 영업이익은 97.8% 늘어난 3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과거 확보한 대규모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매출과 이익으로 인식되는 구간에 진입하면서 실적의 지속성과 가시성이 동시에 높아졌다는 평가다.
작년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한화오션도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LNG선 발주 증가와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조선업이 업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북미 조선업 협력(MASGA)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중장기 성장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의 2025년 영업이익은 약 1조2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수 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약 20%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김동관 부회장이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또 다른 축인 한화솔루션의 실적 전망은 상대적으로 어둡다. 증권업계는 한화솔루션의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4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과 태양광을 양 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상 두 부문 모두 업황 부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중국과 중동 지역의 대규모 증설로 글로벌 공급과잉이 심화되며 스프레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부문 역시 글로벌 모듈·셀 공급 과잉과 미국 공장 가동률 저하, 통관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IM증권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의 석유화학부문은 459억원 영업손실을 전망한다"며 "스프레드 축소됐고 정기보수 진행 관련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된 영향"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재생에너지는 영업손실 85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을 예상한다"며" "셀 통관이 12월까지 지연되면서 미국 내 모듈 생산판매 모두 감소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계열사 간 실적 분화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방산과 조선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힘입어 중장기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반면, 석유화학과 태양광은 공급 조정과 사업 구조 개선 없이는 실적 반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확정 실적발표는 각각 내달 5일과 9일로 예정돼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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