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G전자 실적 발표 이후 전장(VS)과 냉난방공조를 중심으로 한 B2B 매출 확대가 실적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LG전자는 “4분기 가전·TV 수요 회복 속도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전장, 냉난방공조, 데이터센터 냉각 등 신규 수요 기반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LG전자가 공시한 올해 3분기 전장·냉난방공조 부문 등 B2B 사업 합산 매출액은 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하며, LG전자가 추구하는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질적 성장'을 일부 달성했다.
전장사업본부(VS) 매출액은 2조64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9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기간 LG전자의 텔레매틱스(차량용 통신모듈) 시장 점유율은 23.6%로 나타났다. 지난해 24.4%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굳건히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AV·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시장에서도 12.7% 점유율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 수 점유율을 달성했다.
실제 LG전자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를 아우르는 차별화된 설루션을 바탕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에너지솔루션 역시 각각 차량용 플라스틱(P)-OLED,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링크드인 게시글을 통해 "(LG전자가) B2B 영역의 전략적 성장 축으로 부상했다"며 "개방성과 협업을 바탕으로 SDV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혁신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가전·TV 부문은 전장 등 B2B사업과 달리 성과가 부진하다.
TV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매출 4조6525억원, 영업손실 3026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실시한 희망퇴직 일회성 비용 반영을 언급했다.
이 실적 부진에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세도 한몫한다. 중국은 소형 가전을 시작으로 차차 대형 가전 판매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로보락, 샤오미 등 중국 가전의 국내 오프라인 매장도 최근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가정용 전자제품 수입액은 49억7250만달러로 10년 전(26억9213만 달러)보다 약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 수출한 가전제품(79억7469만 달러)의 62%에 달하는 수준이다.
LG전자는 이에 국내외에서 가전 사업 정상화를 위한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17일 '홈스타일' 플랫폼을 출시해 LG가전과 인테리어·리빙 제품을 묶은 고객 경험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TV가전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 둔화에 접어들자, 단순 판매에서 한 단계 진화된 고객 참여형 플랫폼을 내놓은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난 19일 LG전자는 미국 시카고에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SKS 쇼룸을 개점했다. 연간 수십만명의 방문객이 오가는 복합 공간을 중심으로 가전 B2B·B2C 채널을 함께 키우는 전략이다.
최근 LG전자는 세계 최초 투명·무선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글로벌 전시와 지스타, APEC K-테크 쇼케이스 등 국내외 다양한 행사에 적극 선보이며 제품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디스플레이는 '2025 우수디자인' 대통령상 포함 28개 상을 받았지만, 출하가 5만9999달러(약 8700만원)의 높은 가격으로 실제 판매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프리미엄 가전이 한동안 호조를 보였지만, 1인·비혼 가구 증가 등으로 볼 때 장기적으로는 이동성과 공간 효율성이 높은 스탠바이미 등 기존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전망이라는 의견도 있다.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4분기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부분의 수요 회복을 목표로 계속해서 질적 성장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생활가전 부문은 안정적 수익성 유지, TV 부문은 운영 효율화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시장 공략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10월(2025.10.01~2025.10.31) LG 가전제품 정보량은 총 3만8966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달(2025.09.01~2025.09.30) 총 4만143건에 비해 1177건 2.93% 감소했다.
해당 정보량은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TV 등 LG전자의 주력 가전제품 키워드를 포함한 값이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10월 LG 가전제품 정보량 감소는 최근 시장 전반의 수요 회복 지연과 프리미엄 제품 경쟁 심화 등으로 온라인 화제성이 약해진 흐름과 맞물린 결과"라며 "특히 TV를 포함한 주력 가전 부문이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혜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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