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 마약 사건은 언론 보도를 통해 크게 주목받는 만큼, 수사기관도 단속을 강화하고 엄정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서 마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일반인 역시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약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사기관이 확보한 대화 내용이나 은어 사용, 심지어 인터넷 게시글 하나로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인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소유예라는 처분을 통해 전과 없이 사건을 마무리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기소유예는 말 그대로 '기소하지 않고 유예하는 처분'이다. 공식적으로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처벌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마약류범죄는 사회적 비난 여론과 높은 재범률 때문에 일반적으로 처벌 수위가 높다. 하지만 초범이고, 상습성이 없으며, 치료 가능성이 인정되는 경우 교육 중심의 조치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로 수사기관도 최근 들어 이러한 접근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에서는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를 통해 일정 기간 마약 예방 교육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법무법인 법승은 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 사건에 연루된 의뢰인에 대해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이끌어냈다.
의뢰인은 채팅앱을 통해 마약류 관련 은어를 사용하며 게시글을 작성했고, 수사 과정에서 실제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하고 투약하며 무상 제공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특히 약물을 대가로 성관계를 가진 사실까지 드러나 중형이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더욱 심각했던 점은 의뢰인이 다른 형사사건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는 점이다. 실형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법승은 체계적인 방어 전략을 통해 기소유예라는 예외적인 결론을 도출했다.
법승은 우선 의뢰인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성실히 협조한 점, 마약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전문 의료기관의 진단을 통해 중독 상태가 아님을 입증했고, 마약퇴치 교육 참여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형벌보다 교육이 재범 방지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설득하면서 검찰 판단을 이끌어냈다. 결국 검찰은 실형도, 벌금도 아닌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의 경우, 기소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형사처벌 이력이 남지 않는다.
법무법인 법승 서울주사무소 양원준 변호사는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마약류 중독이 아니라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자발적인 교정 의지를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처벌보다 회복과 재사회화의 가능성에 방점이 찍힌 결과를 이끌어냈다. 단순히 운이 좋아 기소유예를 받은 게 아니라 치밀한 전략과 대응을 바탕으로 의뢰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선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김지수 변호사는 “마약류관리법위반 사건은 단순히 사실관계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 수사기관에 정상관계를 얼마나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소명하느냐, 그리고 의뢰인의 상태와 태도를 객관적인 자료로 어떻게 뒷받침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이번 사례는 기소유예가 단지 예외적인 처분이 아니라,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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