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일 부회장 “중국 매각 있을 수 없는 일” 강조
19일 MBK파트너스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정치권 및 지자체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중국 매각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 부회장은 “중국에 매각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중국에 매각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우리는 국내 당국의 감독을 받는 토종펀드다. 따라서 중국에 매각하지 않는다고 약속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희망은 국내 대기업이 (고려아연을) 가져가지 않을까 희망한다”며 “물론 금방 돌아서서 파는 것도 없다. 오랜 기간 지분을 보유할 것이며, 고려아연이 국내 기간산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일방적인 제3자배정 유상증자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김 부회장은 “최윤범 회장이 영풍 측의 동의 없이 제3자배정 신주발행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제3자배정 신주발행을 두 번이나 진행하며 영풍 측은 최 회장이 공동경영을 파기했다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경영능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부회장은 “최 회장 취임 이후 지지부진한 주가가 이어지고,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악화된 재무건전성으로 인해 고려아연의 순현금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어 올해 말에는 순부채 상황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대표이사로 부임한 2019년 부채규모가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1조원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부채규모 증가에 따라 고려아연의 순현금 규모도 2019년 당시 2조5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기준 6680억원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려아연과 같이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한 산업군에 속한 기업이 대규모 순현금 상태에서 불과 몇 년 만에 순부채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는 점은 시장이 우려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에 대한 배임 의혹도 제기했다. △자본잠식 기업인 ‘이그니오’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SM엔터테인먼트’ △평가손실 추정액 790억원에 달하는 여행플랫폼 기업 타이드스퀘어 등을 거론하며 고려아연이 본업과 무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중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사모펀드 원사이아파트너스 지모 대표와 최 회장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지 대표와 최 회장이 중학교 동창이라는 법정 증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최 회장 취임 후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설립되고 주가 조작에 활용된 원아시아의 하바나 1호펀드는 고려아연이 99% 출자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선진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이 확보될 경우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전문경영진의 경영관리가 조화롭게 작동하게 할 것”이라며 “고려아연 본업과 연결성이 결여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건들에 대해서도 투자금을 회수한 후 본업 및 신사업 경쟁력 제고 목적으로 해당 자금을 재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공개매수 성공할 것” vs “악의적 주장, 강경대응 할 것”
김 부회장은 공개매수가 성공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번 공개매수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투자자가 거의 없고 우량하고 좋은 회사이기에 장기투자 목적의 기관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관투자자의 평균 취득단가가 45만원 아래쪽이다. 66만원 공개매수 가격은 51.4%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66만원에 최소 144만5036주(6.98%)에서최대 302만4881주(6.98%)에서 최대 302만4881주(14.61%)까지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MBK파트너스는 최소 매수 예정량보다 응모 주식 수가 미달할 경우 전량 매수하지 않기로 했다. 김 부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고려아연 주주인 △현대차 △LG화학 △한화 등 대기업 지분(18.4%)이 최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대기업 그룹은 최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우호 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MBK파트너스 기자회견에 즉각 반박문을 냈다. 고려아연은 “악의적이고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은 허황된 의혹들에 대해 명예훼손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원아시아파트너스 사례의 경우 투자수익 제고의 일환으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영판단을 거쳐 투자했다”며 “본업과 관련이 낮은 기업에 투자가 집행됐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펀드에 일부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결과만을 가지고 투자결정이 잘못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 투자 관련과 관련해서도 고려아연에 대한 기소나 재판이 진행중인 것이 없고 사모펀드에 LP(유동성 공급자)로서 투자한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하여 “글로벌 초대형 투자은행의 기업가치 보고서를 토대로 적정가치를 산정한 뒤 합리적인 경영판단을 거쳐 거래를 진행했다”며 “단기적 차익실현과 수익성 극대화 등 자본놀음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주가가 이날 종가기준 70만7000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들며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더욱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정치권으로 확대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현금성 자산이 1조고, 사내보유금까지 합친다면 3조”라며 “현금창출력이 탄탄한 회사다. 따라서 재무상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경영권 분쟁에 의해 만약 경영권이 넘어간다면 향후 매각에 있어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려아연은 100억~200억원에 매각 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 비철금속 분야에서 빅(Big)3 안에 드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포스코나 현대차그룹 정도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수 있는데 이들 회사와 시너지 부분은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며 “결국 고려아연 매각이 자칫 잘못될 경우에는 통매각이 아닌 분할매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관련뉴스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