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 손해배상소송, 증거수집이 관건… 법의 테두리 벗어나지 말아야

이병학 기자

2024-02-24 10:00:00

사진=이태호 변호사
사진=이태호 변호사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게 되었을 때, 곧장 이혼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이유로 가정을 유지한 채 불륜의 상대방, 즉 상간자나 상간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간 손해배상소송에서는 상대방이 배우자의 혼인 여부를 알면서도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이 때, 입증 책임은 소송을 건 원고, 즉 배우자의 불륜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주어지므로 승소하고 싶다면 증거수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민법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란 과거 간통죄에서 말하던 간통보다는 훨씬 넓은 범위의 개념이다. 간통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두 사람의 성관계 장면을 포착해야 했다. 하지만 부정행위는 부부로서의 정조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기 때문에 반드시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 하더라도 둘이 부적절한 스킨십을 한다거나 애칭으로 부른다거나 심지어 하트이모티콘을 주고 받은 것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다.

통상 활용되는 불륜 증거로는 카드내역서나 영수증, 차량 내 블랙박스 영상, 숙박업소 등의 CCTV, 당사자의 불륜 인정 각서나 녹음 내역, 목격자의 진술, SNS 이용 내역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개인 정보 침해 등이 빚어지면 오히려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게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편으로 발송된 카드내역서의 경우, 본인이 직접 개봉한 상태에서 방치한 것을 발견해 활용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본인 몰래 내역서를 확보하여 개봉했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화 내역을 녹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직접 대화에 참여하여 대화 상대방 몰래 녹음을 한 것은 합법적인 증거로 쓸 수 있지만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제3자의 대화, 다시 말해 배우자와 상간자의 대화를 녹음했다면 불법이다.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뒤를 밟거나 따라다니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스토킹처벌법이 강화되면서 불륜 증거를 찾기 위해 쫓아다니는 행위조차 스토킹행위로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경우, 두 사람이 출입한 장소의 CCTV 영상을 확보하는 등 합법적인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하면 CCTV 영상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 단, 대부분의 개인영업장은 영상 보관이 짧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로엘법무법인의 이태호 이혼전문변호사는 “위자료 청구 시 상대방에 대한 분노나 배신감에 휩싸여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쉬우나 체계적인 준비 없이 섣불리 소송을 제기할 경우, 충분한 배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관련 법령과 제도를 꼼꼼하게 확인하여 합법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 활용해야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이혼전문변호사와 상담하여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 전략을 세우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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