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 성립 후, 재산분할 심판청구 진행하고 싶다면

이병학 기자

2023-12-16 10:00:00

사진=이태호 변호사
사진=이태호 변호사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당사자 간 의사의 합치를 통해 진행하는 협의이혼은 이혼 여부와 조건에 대해 빠른 합의가 이루어지면 신속하게 이혼을 진행할 수 있지만 재산분할 등 주요 쟁점이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는다면 이혼이 성립한 뒤에도 법률 분쟁에 시달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가 협의이혼 후 재산분할이다.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기간 중 공동으로 이룩한 공동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분할하는 것이다. 재판상 이혼이라면 정확한 계산을 바탕으로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의 선정부터 기여도 산정까지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 십상이지만 협의이혼에서는 당사자들의 합의만으로 재산분할이 가능하다. 그런데 협의이혼을 하며 재산분할 약정을 했으나 뒤늦게 재산분할의 공정성에 의심이 들어 이를 다투고자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재산분할심판청구다.

협의이혼을 한 경우에는 이혼이 성립했다 하더라도 이혼 후 2년 내에 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 다만 심판 청구를 했다 해서 무조건 재판부가 이를 인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혼 시 작성한 재산분할 약정의 내용과 형태를 살펴 그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거나 협의에 포함되지 않은, 이혼 당시 상대방이 은닉하거나 처분한 재산 등이 확인된 경우에 한하여 재산분할심판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실제로 이혼을 진행하기 전,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이른바 ‘재산분할포기 약정’을 했다면 이러한 약정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러 판례에 따르면 재판부는 구체적인 재산 액수나 기여도 등에 대한 협의 없이 포괄적으로 재산의 포기를 선언하는 것은 실질적인 효력을 갖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산분할청구권이 실질적으로 구체화 되지 않은 한 혼인을 해소하기 전, 이것을 미리 포기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협의를 진행하며 당시 받을 수 있는 재산분할액을 미리 지급했거나 상대방 또한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한 것으로 비쳐진다면 약정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

로엘법무법인의 이태호 이혼전문변호사는 “협의이혼이 간단하다고 생각해 선택하는 이들이 많지만 재산분할과 같은 주요 쟁점을 가볍게 다룰 경우, 추가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당연히 행사해야 하는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효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혼전문변호사의 조력을 구하여 상대방의 주장이 얼마나 타당한지 살펴보고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없는지 확인해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lbh@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