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타구사고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 충분한 주의 필요 

이병학 기자

2023-07-13 10:51:09

골프장 타구사고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 충분한 주의 필요 
[빅데이터뉴스 이병학 기자] 오랜만에 골프장을 찾은 A는 들뜬 마음으로 티샷을 날렸다. 자욱한 안개를 뚫고 날아가는 골프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A의 얼굴은 순간 사색이 되었다. A가 날린 골프공은 페어웨이가 아닌 다른 경기자 B의 어깨로 떨어졌다. 티샷을 날려도 좋다는 캐디의 신호를 따랐을 뿐인 A는 억울한 마음이다. B는 A의 타구사고로 전치 4주의 상해를 입게 되었고, 이러한 타구사고에 관한 법적 책임은 누가 어떻게 부담하게 될까.

법무법인 동광에 따르면 B의 상해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A는 당연히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한다. 골프와 같은 개인 운동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경기 규칙을 준수하고 주위를 살펴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동광 김기석 변호사는 “골프장에서 타구를 하는 경기자로서는 타구 전 공이 빗나갈 경우까지 포함하여 자신의 공이 날아갈 것으로 예상할 만한 범위 내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여야 하고, 만약 그 범위 안에 사람이 있는 경우 목표 방향으로 정확히 보낼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타구를 하거나 그 사람에게 공이 날아갈 가능성이 없는 방향으로 타구를 하여야 한다”고 설명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자가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타인에게 상해를 가한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물론 형사상 과실치상의 죄책을 부담할 수 있다. 다만 A가 티샷을 날리던 당시 골프장은 안개가 자욱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A로서는 아무리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 하더라도 B를 발견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이 경우 A의 손해배상책임 범위나 과실치상에 따른 죄책은 경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캐디의 책임은 없을까. 캐디는 경기자와 한 조를 이뤄 골프가방을 운반하고 경기자에게 골프장 코스를 설명해주는 등 경기자가 골프장 시설을 잘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역할 및 경기자의 안전을 위하여 골프 경기를 할 때 예상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김기석 변호사는 “A와 한 조를 이뤘던 캐디는 A가 티샷을 날리기 전 티박스 전방 인근에 있는 사람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것을 알려주고, 티박스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 고객으로 하여금 티샷을 하도록 신호를 주는 등으로 타구로 인한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밝히며 “대부분 캐디들은 경기자가 티샷을 하기 전 무전기 등을 활용하여 앞 팀 캐디에게 티박스 전방의 상황을 확인하므로, 캐디에게는 타구사고를 방지할 충분한 수단이 있다. 따라서 이 사안의 경우 캐디는 무전기 등을 활용하여 티박스 전방에 B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B에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것을 알려주는 등 타구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한 다음 A에게 티샷을 하도록 신호를 주었어야 하기에, 캐디는 업무상 과실치상에 기한 민형사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골프장 운영자는 비록 타구사고의 현장에 부재하였더라도 법률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특히 골프장의 홀이 인접하고 있어 한 홀에서 친 공이 잘못 날아가 인접 홀에서 경기하는 경기자에게 상해를 가한 사안이라면, 골프장 운영자의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골프장 운영자로서는 펜스나 안전망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여 경기자들이 안전하게 골프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만약 그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면 관리·감독을 위한 안전요원을 두거나 경기 전 경기자에게 타구를 할 때 인접 홀의 상황을 확인하며 안전히 타구할 수 있도록 안내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나아가 골프장 운영자는 홀이 인접한 경우 뿐만 아니라 골프장이 외부 도로와 인접한 경우에도 높은 펜스 등을 설치하여 사고를 예방할 안전상 관리·감독의무가 있다. 예컨대 경기자가 친 골프공이 골프장 밖으로 날아가 인접 도로에서 운행 중인 차량을 파손하거나 이로 인하여 차량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골프장 운영자가 충분히 높은 펜스를 설치하지 않았다면, 경기자와 공동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동광 측은 “이처럼 골프장 타구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가 중대한 상해를 입게 될 뿐만 아니라, 이에 관한 민형사상 책임이 경기자, 캐디, 골프장 운영자 등 다수 당사자에게 귀속되어 복잡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경기 시작 전 준비 운동을 통해 부상을 예방하듯, 클럽을 스윙하기 전에는 전방과 인근의 상황을 유심히 살펴 타인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주의를 다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병학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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