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더민주는 서영교 의원 처리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김태영 기자

2016-06-28 15:32:31

[빅데이터뉴스 김태영 기자]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2000년대 이후부터 시작했던 국회임기 중에서, 최악의 국회라는 소리를 듣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사상 초유의 탄핵으로 임기의 끝을 장식한 16대국회, 민주진영에서 수많은 속칭 '탄돌이' 국회의원들을 탄생시키며 집권과 함께 국회의석 과반까지 차지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혼란만 남겼던 17대국회, MB정권과 함께 탄생하다시피 하며 보수정당 일색으로 채워졌던 18대국회 등 모두다 임기 말에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러면 19대국회는 어쩌다가 최악의 국회가 돼버렸을까? 그 이유는 여야의 양대 패권세력인 친박과 친노 세력이 정치를 진영논리로만 양분하고 후3김 정치시대를 구현하며 활동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은 툭하면 이념논리, 이념대결, 진영결집 등으로 갈등만 반복하며 진정한 정치와 대화는 먼 나라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칼럼]“더민주는 서영교 의원 처리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MB정부의 임기 말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당시)박근혜 비대위원장이, 19대 총선에서 친박 위주의 공천으로 당을 장악했었다. 더민주(당시 민주통합당)는 현재 옥살이 중인 한명숙대표가 '노이사' 공천을 통해 친노, 486, 이대 그리고 운동권세력을 당내에 절대다수 세력으로 만들면서 국회로 진입시켰다.

이 양대 패권세력은 국회를 사업장으로 삼으며 각자가 정치 자영업자가 되는 생계형 정치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여야를 대표하는 기득권세력의 표본이 된 것이다. 그런 야당에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서영교의원일 것이다. 한명숙 대표 시절 '노이사+운동권' 공천에 모두 포함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기도 하다.

국회와 정치를 편 가르기, 투쟁 등 온통 갈등으로만 일관했다. '을'을 위해 만든 을지로위원회 소속이면서 '갑'질에 더 익숙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친박과 친노 세력의 적대적 공생관계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최악의 19대국회인 것이다. 친박과 친노 세력이 함께 마주친 손뼉이 아니라면 '최악'이라는 타이틀이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진보정당들도 다르지 않았다. 이미 19대 총선 전에 갈라져 있던 것을, 선거만을 위해서 일시적으로 합쳤다가 총선이 끝나자 다시 갈라지고, 당 안팎으로는 온갖 희한한 부정적 경쟁(경선투표)을 서슴지 않았다. 진보정당이라는 협소한 틀 안에서도 갈라지고 합치기를 반복하며 그야말로 국회권력 외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한심한 모습을 보여줬다.

20대국회에는 여전히 19대국회 때 첫 발을 디딘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다. 예측컨대 최악의 19대국회에서 보여준 무능과 욕심을 20대국회라는 포장으로 끝까지 가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 첫 사례가 바로 서영교 의원을 통해 나타났다. 새누리당 역시 지난 총선에서의 민의는 안중에도 없이 당내 패권에만 몰두하고 있다.

20대국회에서 들려오는 ‘일하는 국회, 공부하는 국회, 협치 등’의 이야기는 바람직한 일이다. 허나 새누리당은 여전히 친박이 장악해 있으며, 더민주는 서영교의원의 사례처럼 예전의 못난 꼬리표를 완전하게 떼어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새누리당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친박 패권세력은 그들 방식을 버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럼 더민주는 어떨지 궁금하다. 만약 더민주가 변하고 있다면 혹은 변하겠다고 한다면, 이제라도 서영교의원에 대한 일벌백계와 확실한 대응이 있어야할 것이다. 이전까지 보여준 계파 온정주의에 얽매여서 어설픈 징계로 끝낸다면, 지난 총선 때 보았던 것처럼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 거대한 민의의 판결을 막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경제니 안보니 민생이니 만 번을 떠들고 주장하더라도 이번 서영교의원의 사례와 같은 일이 한 번 터지면 모든 것이 도루묵이 되고 만다. 많은 정치인과 정당 관계자가 함께 고생하고 노력하며 쌓아온 바람직한 모습들이, 이런 일 한 번으로 국민에게 “쇼”에 지나지 않아 보일 것이다.

제발 20대국회만큼은 이제 그 지긋지긋한 '최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야 하지 않겠나.

“을乙들의 한비韓非동행同行”의 공저자. 정치컨설턴트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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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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