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전 국회의장 “박근혜 대통령 스타일 바꿔야” 쓴소리

김태영 기자

2016-06-03 18:08:22

[빅데이터뉴스 김태영 기자] 새누리당 부산광역시당 혁신위원회는 3일 부산시당 강당에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초청 ‘새누리당 혁신의 길을 묻다’라는 제목의 초청강연을 가졌다고 밝혔다.

하태경 부산시당 혁신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뚜렷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내일 당장 부산시장 선거를 다시 한다면 부산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오늘 박관용 전 의장님까지 모시고 이런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죄송스럽지만, 후배들이 부산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대한민국을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강연을 통해 이번 선거 결과를 ‘전례없는 패배’로 규정하고 새누리당의 오만함과 교만, 친박-비박간의 계파갈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박근혜 대통령 스타일 바꿔야” 쓴소리
아울러 지금부터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이 변해야 한다는 조언과 함께 기층으로부터 목소리를 내어 중앙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이번 선거 참패의 직접적인 원인은 계파갈등이다. 친박, 비박 이런 말들을 많이 하는데, 친박은 박근혜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치고 그럼 비박은 뭔가? 박근혜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인가? 친박-비박이란 말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누가 배신자고 누가 진실한 사람인가?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와 지루한 논쟁에 실망해 국민들이 떠난 것이다”고 꼬집었다.

또 “이번 선거의 참패가 얼마나 중요한 일이냐면, 만약 우리나라가 내각제였다면 정권이 무너진 것이다. 임기 중 선거는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띨 수 밖에 없는데 그 동안의 일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이렇게 나타난 것이다”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앞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수도 있다. 정부의 주요 인사 임명동의안이 모두 부결될 수 있고, 정부입법 법안 하나 통과시키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박 전 의장은 “대통령은 서류보고 책보고 공부하는 자리가 아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다. 보고서를 챙겨 읽는 부지런함은 인정하지만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통치스타일을 좀 바꿔서 만나서 대화하고 설명하고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스타일을 조금 바꿔야 한다. 우선 박 대통령이 직접 야당 지도자들을 수시로 만나야 한다. 만나서 법안도 설명하고 행정부 일에 대한 협조도 부탁하는 ‘입법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 집권당의 대표와는 월례회라도 해서 정기적으로 만나고, 현안이 있을 때는 더 자주 수시로 만나서 논의를 해야 일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일침을 놨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새누리당 혁신의 길을 묻다’ 란 제목의 강연을 펼치고 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새누리당 혁신의 길을 묻다’ 란 제목의 강연을 펼치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는 타협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생각을 가진 정당과 또 다른 생각을 가진 정당이 토론과 타협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 국회의 모습이다. 대통령과 당대표들이 수시로 만나서 서로 토론을 하고 타협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정신이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전원이 모여서 탈계파 선언 같은 것을 하면 좋겠다. 모두가 함께 선언하고, 문서화해서 국민 앞에 약속하자. 중앙당 징계위원회 권한을 대폭 강화해서 계파 활동을 하면 징계하겠다는 단호한 결의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끝으로 “부산경남의 국민들이 지금 화가 많이 났지만,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면 마음이 돌아올 것이다. 내년 대선이 매우 중요한데,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나 하나쯤 움직인다 해서 당이 달라지겠느냐는 생각을 버리고, 모두가 목소리를 내 당을 바꿔야 한다. 부산에서 중앙당을 향한 혁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줬으면 좋겠다”고 당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한편 이날 초청강연에는 하태경 시당 혁신위원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시당 주요당직자 및 부산지역 당원 300여명이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다.

김태영 기자 new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