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배수 33.3배...30년 걸려야 빚 상환
세아제강지주 대미 매출 43%, 미국 관세 50%에 영향 '직격탄'
세아윈드 상반기 순손실 1720억...영업손실보다 5배 이상 확대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세아제강지주의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9.6%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1.5%로 떨어졌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 등을 더해 실제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연간 단위로 봐도 현금흐름은 악화되고 있다. 이 비율은 2023년 16.9%에서 2024년 8.1%로 낮아졌고 2025년에는 7.7%까지 떨어졌다.
수익성이 꺾이면서 빚은 빠르게 늘었다. 세아제강지주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3년 말 5177억원이었다. 2026년 6월 말에는 2조원을 넘어섰다. 2년 6개월 만에 순차입금이 4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벌어들이는 현금 대비 빚 부담을 보여주는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더 가파르게 움직였다. 이 배수는 2023년 0.8배에서 2024년 3.9배, 2025년 6.5배로 오른 뒤 2026년 6월 말에는 33.3배까지 치솟았다.
세아제강지주는 같은 세아그룹 계열사임에도 불구하고 세아베스틸지주와는 궤적이 다르다. 세아베스틸지주 역시 미국 특수합금 투자와 통상임금 정산으로 순차입금이 늘었지만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2023년 2.6배, 2024년 4.2배, 2025년 3.8배, 2026년 6월 말 3.7배로 4배 안팎인 상황으로 차이를 보인다.
세아제강지주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의 43%를 미국에서 올렸다. 국내 매출 비중은 39%로 미국보다 낮다. 나머지는 아시아 7%, 유럽 6%, 중동 5% 순이다.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강관의 대미 판매 비중이 특히 높아 미국의 관세와 시장접근 조건 변화가 실적에 미치는 민감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세아베스틸지주는 국내 매출 비중이 75%에 달해 해외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아시아 14%, 북미 5%, 유럽 4%, 기타 2%로 세아제강지주보다 지역이 훨씬 분산돼 있다. 다만 자동차 산업을 핵심 수요처로 두고 있어 미국 등 주요국의 통상정책이 완성차 업체의 수요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해상풍력 사업도 숙제다. 세아제강지주는 계열사인 세아제강, 세아스틸인터내셔날 등과 함께 영국 티스사이드에 연산 40만톤 규모 해상풍력 모노파일 공장을 지었다. 해당 공장을 운영하는 세아윈드(SeAH Wind)는 세아제강지주가 보통주 지분 100%를 보유한 영국 현지법인이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세아윈드의 자산총계는 2조1200억원, 부채총계는 1조5785억원에 달했다.
특히 세아윈드는 2025년 한 해 영업손실 672억원, 당기순손실 814억원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손실 300억원에 노퍽 뱅가드 프로젝트 관련 일회성 비용이 더해져 순손실이 1720억원까지 커졌다. 2025년 6월 생산을 시작했지만 아직은 본격 가동 전 단계인 램프업 과정에 머물러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2월 무보증 공모사채 1170억원을 발행했다. 이는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비율과 순차입금/EBITDA 배수가 악화되기 4개월 전 시점이다. 2년물(370억원)과 3년물(800억원)로 나눠 발행했으며 신용등급은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모두 A(A0)를 부여했다.
당시 조달자금 중 700억원은 발행 때부터 세아윈드 출자 용도로 정해져 있었다. 나머지 470억원은 만기가 돌아온 기업어음을 갚는 데 쓰였다. 발행금리는 2년물이 3.907%, 3년물이 4.229%로, 각각 같은 등급 평균 민평금리(시장금리)보다 0.13%p, 0.20%p 낮게 책정됐다. 등급 평균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것은 그 시점까지 채권시장이 세아제강지주의 신용도를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다만 이같은 상황에서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요인도 엿보인다. 세아제강지주가 운영하는 미국 현지 강관 생산법인(SeAH Steel USA)은 미국의 관세 강화 이후 현지 철강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오히려 개선됐다. 북미 판매법인과 UAE·이탈리아 생산법인의 실적 개선도 국내 수출마진 축소분을 일부 만회하고 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세아제강지주에 대해 해외 생산법인의 가동률과 이익기여도 확대, 세아윈드의 사업 안정화와 손익 개선에 성공하는지 등을 향후 신용도의 핵심 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세아베스틸지주는 미국 텍사스 특수합금 공장의 생산 안정화 수준과 투자 회수 가능성이 관전 포인트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중국산 합금강 봉강 반덤핑 조사 결과에 따라 특수강 수급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도 함께 지켜볼 대상으로 꼽힌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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