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K-방산]④KAI, 민영화론 속 미래 먹거리 확보 속도전

김유승 기자

2026-07-22 15:58:06

AI·우주·무인체계 등 투자 확대…차세대 무기 개발 박차
조직 개편·R&D 투자·외부 협력…미래 경쟁력 강화 지속
한화 지분 확대 속 민영화 거론…정부 기조가 최대 변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옥 전경. 사진=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옥 전경. 사진=KAI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한국항공우주(KAI)가 조직 개편과 전략적 제휴, 미래 신사업 투자를 발 빠르게 추진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KAI를 둘러싼 지분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민영화 가능성이 다시 방위산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민영화 추진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수주 경쟁력 확대 등 KAI가 안고 있는 과제에 주목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종합업체로 항공기·우주선·위성체·발사체와 관련 부품의 설계부터 제조, 판매, 정비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소형무장헬기(LAH) 양산과 수리온(KUH) 파생형 개발·양산, KF-21 양산, 민항기 공동개발(RSP) 참여 등을 추진 중이다. 또한 인공지능(AI) 파일럿 등 소프트웨어와 항전 분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KAI는 'Global KAI 2050' 비전 아래 미래항공모빌리티(AAM)를 핵심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고 전기·수소연료 기반 항공기와 저탄소·저소음 소형 여객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투자도 확대하는 추세다. KAI는 오는 2027년까지 연구개발(R&D)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파일럿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무인기, 위성, AAM 등 미래 사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미래 사업 확대에 맞춰 KAI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기존 '5부문 1원 4본부 3센터 5TF' 체제를 '3부문 1원 13본부' 체제로 재편했다. 대표이사에게 집중됐던 의사결정 권한도 각 부문으로 분산했다. 또한 수출과 미래전투체계, 우주·위성, 무인기, 소프트웨어(SW)를 핵심 사업으로 재편해 KF-21 양산과 FA-50 수출 확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핵심 기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T-50·KF-21 계열의 매출 비중은 2024년 35.74%에서 2025년 38.28%, 올해 1분기 41.49%로 꾸준히 확대됐다. KUH·LAH 계열 역시 비중이 증가한 반면 방산 기타와 기체부품, 민수 및 기타 수출 부문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성장동력 다각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KAI는 최근 팀네이버와 항공우주·방산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방산 플랫폼과 AI·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한 한국형 국방 AI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이를 통해 유·무인 복합체계와 국방 AI 주권 확보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KAI는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 2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사천 본사에 5.4MW급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한 데 이어, 고성·종포 사업장에도 태양광 설비를 확대하는 등 ESG 경영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수주 부진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KAI는 약 1조원 규모의 UH-60 블랙호크 성능개량 사업과 1조8000억원 규모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 항공통제기 2차 사업 수주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소형민수헬기(LCH) 사업 부진과 KT-100 항공기의 외산 기종 교체 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환경 변화 속에서 KAI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KAI 지분 매입에 나서며 지배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USA 등을 통해 확보한 KAI 지분은 13.61%에 달한다.

한화가 연말까지 5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지분을 매입할 경우 그룹 지분율은 약 16.16%까지 올라서며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과의 격차는 10.25%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진다. 아울러 지난 14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지분을 5.02%로 늘리며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KAI를 향한 주요 기업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LIG D&A 등 다른 방산기업들도 KAI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정부가 향후 여지를 열어줄 경우 한화가 우위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도 "방산 생태계의 독과점 우려와 민영화에 부정적인 현 정부 기조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실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이 30% 이상, 국민연금이 8.30%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공공부문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 수출입은행 역시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민영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시장에서는 향후 정부 정책 변화로 한국수출입은행이 보유한 KAI 지분이 매물로 나올 경우, 한화가 이를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시나리오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김유승 빅데이터뉴스 기자 ky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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