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그룹 줌인] 에코프로비엠 1.2조 유증...잉여금 4년 연속 적자·지주사 현금 74% 소진 '재무 경고등'

조재훈 기자

2026-07-06 09:00:00

이동채 에코프로 동일인 지분 23.7%…에코프로비엠 지분 40.83%에 지주사 재무 전체 연동
순차입금/EBITDA 26.3배·잉여현금 4년 연속 적자·이중레버리지 90.3%→129% '역전'
신평사 "투자재원 확보 긍정적이나 차입금 직접 감축 효과 제한적"…A/부정적 하향 압력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BNSI 제련소 현장 전경./ 이미지 = 에코프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BNSI 제련소 현장 전경./ 이미지 = 에코프로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에코프로비엠이 6월 30일 이사회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지만 조달 자금 대부분이 신규 투자에 투입되는 구조여서 재무 부담 완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에코프로비엠의 유상증자는 보통주 990만990주를 1주당 예정 발행가액 12만1200원에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납입은 10월 23일, 신주 상장은 11월 5일이 목표다. 그룹 연결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마이너스다. 에코프로비엠의 순차입금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율은 1분기 말 현재 26.3배에 달한다. 최대주주 에코프로의 이중레버리지(관계사 투자자산÷자기자본)는 이번 출자가 반영될 경우 129%로 치솟는다.

에코프로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동채 에코프로 대표이사가 지주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 대표는 지주사 에코프로 지분 18.89%(2557만5959주)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법인 데이지파트너스를 통해 추가로 4.82%(653만1548주)를 간접 지배한다. 합산 지분율은 약 23.7%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에코프로 기업집단 동일인이다. 에코프로는 지주사로서 에코프로비엠(지분 40.83%),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 에코프로이노베이션(리사이클링), 에코프로에이피(양극재), 에코프로씨엔지(환경)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한다.

이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은 그룹 매출과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에코프로 연결 재무제표의 대부분이 에코프로비엠 실적으로 채워지는 구조다. 따라서 에코프로비엠의 차입금은 곧 그룹 전체의 차입금 부담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의 유상증자도 관심사다. 에코프로는 기존 지분율(40.83%) 기반 기본배정분 363만8443주에 실권주 발생 시 초과청약분(72만7688주)을 더해 최대 436만6131주를 청약할 예정이다. 에코프로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올해 3월 말 7115억원이다. 이 자금은 에코프로가 2025년 에코프로비엠 지분 일부를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매각한 약 8000억원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조달한 3890억원 등이 주된 재원이다. 쉽게 말해 자회사 지분을 팔아 마련한 돈을 다시 자회사에 넣는 구조다. 기본배정분(4410억원)만 참여해도 현금의 62%가 빠져나간다. 초과청약분까지 전량 배정받으면 5292억원, 현금의 74.4%를 단번에 소진하고 잔여 현금은 1823억원으로 쪼그라든다.
이번 유상증자 조달금 1조2000억원 가운데 9150억원이 타법인증권 취득에 투입된다. 인도네시아 그린인더스트리얼파크(IGIP) 내 신규 니켈 제련소 바호도피 니켈 제련 인도네시아(BNSI·Bahodopi Nickel Smelting Indonesia) 지분 취득에 7650억원, 헝가리 법인 잔여 운영자금에 1500억원이 각각 배정된다. 시설자금 1500억원(국내 양극재 생산시설), 운영자금 1350억원이 나머지를 채운다. BNSI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공동 출자하는 에코 특수목적법인(ECO SPV·지분 39%)을 통해 투자하며, 브라질 광산 기업 PT 발레 인도네시아(PT Vale Indonesia·30%)·중국 배터리 소재업체 지이엠(GEM·21%) 등이 참여하는 총 18억45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다. 계획 생산능력은 니켈 금속 기준 연 9만톤이며 가동 목표는 2027년 2분기다.

에코프로그룹은 이미 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산업단지(IMIP·Indonesia Morowali Industrial Park) 내 4개 니켈 제련소에 5억2500만달러(약 7800억원 이상)를 투입해왔고, BNSI가 가동될 경우 연간 3만6000톤의 니켈 중간재(MHP·Mixed Hydroxide Precipitate) 우선매입권을 추가 확보하게 된다.

투자 성과가 실적으로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숙제다. 상업 가동 이후에도 수율 안정화, 고객사 인증, 원료 공급망 검증 등 밸류체인 연계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기간은 불가피하다. 확보된 오프테이크 물량을 감안하면 BNSI 물량이 실제 생산·공급으로 이어지는 시점까지 에코프로비엠이 감내해야 할 고정비 부담과 차입이자 지출은 계속 쌓인다.

에코프로비엠의 재무 구조는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동안 급속히 악화됐다. 총차입금은 2022년 9481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2조5623억원으로 4년 만에 2.7배로 불었다.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5978억원에서 2조2056억원으로 뛰었다. 이 기간 전방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LFP 배터리 경쟁 심화로 매출이 2022년 5조3576억원에서 2024년 2조7668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EBITDA는 2024년 755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가 2025년 2142억원으로 반등했으나 1분기 기준 209억원에 그쳐 회복세가 온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순차입금을 EBITDA로 나눈 배율은 기업이 현재의 현금 창출 속도로 빚을 모두 갚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높다. 여기서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실질 빚이고,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한 현금창출력 지표다. 통상 3~4배 이내를 안정적 수준으로 보는데, 에코프로비엠의 이 배율은 2022년 1.3배에서 2024년 18.9배, 2025년 9.0배, 올해 1분기 26.3배로 치솟았다. 차입금이 불어나는 속도를 EBITDA 회복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가 뚜렷하다. 금융비용 대비 EBITDA 배율도 같은 기간 14.6배에서 1.3배로 급락해 벌어들인 현금이 이자를 겨우 감당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에코프로 그룹 전체로 보면 현금 유출의 구조적 누적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에코프로 연결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022년 -1조2220억원, 2023년 -1조669억원, 2024년 -1조1744억원, 2025년 -5647억원으로 4년 연속 마이너스다. 올해 1분기에도 -33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투자로 나가는 현금이 매년 훨씬 많다는 뜻이다. 이 기간 그룹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2년 1조6263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조1258억원으로 2.5배 증가했다.

지주사 에코프로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도 문제다. 이중레버리지는 지주사가 계열사에 투자한 금액(관계사 투자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이 수치가 100%를 넘으면 자기자본을 초과한 금액만큼 차입 등 외부 자금으로 자회사에 출자한 상태를 뜻한다. 자회사 실적이 악화될 때 지주사 재무에 이중으로 타격이 가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에코프로의 이중레버리지는 2023년 125.6%, 2024년 124.1%에서 2025년 에코프로비엠 지분 일부 매각(주가수익스와프 계약 포함 약 8000억원)으로 100.3%까지 내려왔고 올해 3월 말 90.3%까지 추가로 낮아진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최대 5292억원을 에코프로비엠에 출자할 경우 관계사 투자자산이 1조2364억원에서 1조7656억원으로 뛰어 이중레버리지가 다시 129.0%로 급등한다.

에코프로는 2025년 에코프로비엠 지분 일부를 매각해 힘겹게 이중레버리지를 90.3%까지 낮췄는데, 이번 출자로 단번에 129%로 상승한다. 지주사의 실질 수입원은 자회사 배당인데 에코프로비엠은 이자 감당도 버거운 상황이라 당장 배당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으로 자회사에 출자까지 한 상황에서 들어오는 배당은 없고 갚아야 할 이자는 쌓이는 구조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하락하면 에코프로가 보유한 지분의 장부 가치도 동반 하락하고, 이를 담보로 한 차입의 담보력도 함께 약해진다. 투자 자산의 가치는 줄어드는데 부채는 그대로인 구조다.

신평사들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투자재원 확보 측면은 긍정적이나 재무안정성 하방을 지지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조달 자금 대부분이 차입금 상환이 아닌 신규 투자와 운영자금에 쓰이기 때문에 차입금의 직접 감축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에코프로비엠 회사채 신용등급은 신평사에 따라 A/부정적(Negative) 전망을 받고 있어 하향 압력이 반영된 상태다. 전방 수요 회복, 헝가리 공장 가동 안정화, BNSI 원재료 내재화 성과가 동시에 가시화될 때까지 그룹 전체의 차입 부담은 좀처럼 줄어들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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