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50년 돌아보기-64] 초대형 선단 연이어 만선 출항

채명석 기자

2026-06-05 08:57:36

2만4000TEU급 12척 모두 첫 항해 만선, 32항차 연속 기록
HMM알헤시라스 항차당 선적량 최대 만선 세계기록 경신
8척 1만6000TEU급 선박도 만선 행렬 동참, 대형화 전략 적중
169항차 만에 누적 운송량 300만TEU 돌파…최단기간 최대선적 대기록
선대 유연성 높이려 1만3000TEU급 친환경·고효율 컨선 12척 발주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독일 함부르크항에 입항하면서 방제선으로부터 물대포 축하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HMM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독일 함부르크항에 입항하면서 방제선으로부터 물대포 축하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HMM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2020~2021년 사이에 20척에 이르는 초대형선이 대거 취항하기 전에는 그만한 화물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도 없지 않았다. 선복량이 단기간에 4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이상 급증한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여서 세계경제가 극도로 혼란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만선(滿船) 행진이 이어지자 우려는 찬사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2만4000TEU급 선박이라 하면 6m 길이의 컨테이너박스 2만4000개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는 빈 컨테이너를 적재할 때 기준일 뿐 실제로는 각 화물의 중량과 안전운항 여건 등을 고려하여 1만9300TEU 정도를 최대 적재량으로 삼는다. 이 정도를 만선으로 본다는 뜻이다.

2만4000TEU급 1호선인 HMM 알헤시라스호는 2020년 5월 8일 1만9621TEU의 화물을 싣고 만선으로 유럽을 향해 출발했다. 화물 무게와 선수·선미, 좌·우측의 균형 등을 고려하여 선적 가능한 최대량을 실은 것으로, 유럽 항로의 평균 선적률이 보통 60∼70% 정도인 데 비춰보면 첫 운항에 만선을 기록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HMM 알헤시라스호의 선적량도 세계기록을 경신한 것이어서 눈길을 모았다. 그 이전에는 MSC의 2만3756TEU급 MSC 굴순(MSC Gulsun)호가 실은 1만9574TEU가 최다 선적량으로 인정돼 왔다. 그런데 HMM 알헤시라스호가 이보다 47TEU 더 많은 물량을 싣고 출항함으로써 세계 신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HMM 알헤시라스호에서부터 역사적인 만선 기록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HMM 알헤시라스호에 이어 같은 달 28일 유럽을 향해 출항한 2호선 HMM 오슬로호도 1만9504TEU를 선적하며 만선을 기록했고, 그 이후 취항하는 선박들도 줄줄이 만선 행진을 이어갔다. 그 결과 2020년 9월 HMM은 유럽 노선에 취항한 12척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모두가 만선을 기록하는 ‘퍼펙트 만선’의 진기록을 달성했다.
이들 12척의 선박은 두 번째 항차에서도 모두 만선을 기록해 24항차 연속 만선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연속 만선의 대기록은 32항차까지 이어지다가 33항차에서 99%를 기록하며 중단되었다. 그러나 34항차 이후 다시 연속 만선 기록을 이어가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12척의 초대형선단은 2021년 9월 기준으로 헤드홀(Head-haul)에서 52항차를 운항했는데, 이 중 50항차를 만선으로 출항하며 누적 100만TEU를 훌쩍 넘어섰다. 나머지 2항차의 선적률도 99% 수준이어서 사실 만선과 다를 바가 없었다. 백홀(Back-haul)까지 포함하면 총 97항차에 누적 물동량은 186만TEU에 달했다. 헤드홀은 아시아에서 미국·유럽으로 가는 수출화물을 말하며 백홀은 반대로 미국·유럽에서 되돌아올 때 싣는 물량을 말한다.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호선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가 2020년 9월30일 중국 옌톈항에서에서 만선으로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호선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가 2020년 9월30일 중국 옌톈항에서에서 만선으로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HMM 50년사

2만4000TEU급에 이어 2021년 3월부터 차례로 취항한 8척의 1만6000TEU급 선박들도 만선 행렬에 동참했다. 유럽 노선에 투입된 1호선 HMM 누리호를 시작으로 8척 모두가 줄줄이 만선을 기록하며 HMM의 선단 대형화 전략이 적중했음을 보여주었다.

2022년 2월 기준으로 12척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선단은 헤드홀에서 총 68항차 운항하면서 누적운송량 132만7381TEU를 기록했다. 68항차 중 65항차를 만선으로 출항하며 평균 선적률 101.1%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백홀에서는 총 59항차 중 30항차를 만선으로 운항해 누적운송량 111만9048TEU, 평균 선적률 98.3%를 기록했다.

8척의 1만6000TEU급 선단도 2021년 3월 유럽노선에 투입된 HMM 누리호를 시작으로 같은 기간 헤드홀에서 24항차를 운항하면서 이 중 23항차를 만선으로 출항하고, 백홀에서는 18항차 중 13항차에서 만선을 기록했다. 누적운송량은 헤드홀 32만3458TEU, 백홀 24만1167TEU, 평균 선적률 100.7%였다.

이에 따라 20척의 초대형선단은 총 169항차 중 131항차에서 만선을 기록하며 누적운송량 300만TEU를 넘어 301만1054TEU를 기록했다. 최단기간에 최대물량을 운송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것이다. 특히 헤드홀은 총 92항차 중 88항차를 만선으로 출항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2020~2021년 초대형선단의 연이은 만선 출항은 HMM의 재도약이 현실화된 순간이었다. 세계 최대의 초대형 선박들이 가득 찬 화물을 싣고 부산항을 떠나는 장면은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온 한국 해운의 부활을 상징하는 명장면이 되었다. 나아가 HMM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게 되었다.

2021년 HMM은 2만4000TEU급과 1만6000TEU급 초대형선단을 완성하면서 미주·유럽 등 글로벌 원양항로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피더(Feeder) 노선에서는 선복 효율성의 한계가 지적되었다.

이에 HMM은 코로나19 이후 즉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시장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선복 구성을 확립하기로 하고, 유럽 항로뿐 아니라 미주 동안·인도·중동 노선 등 다양한 항로에 운용이 가능한 선박을 도입해 선대의 운항 유연성을 높이기로 했다. 동시에 향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에 대비해 9000~1만5000TEU급 친환경·고효율 컨테이너선을 확보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가기로 했다.

HMM의 스마트쉽 미션과 전략. 자료: HMM 50년사
HMM의 스마트쉽 미션과 전략. 자료: HMM 50년사

이 같은 취지에서 HMM은 12척의 1민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기로 했다. 그리고 2021년 6월 부산 신항(HPNT)에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과 선박 건조 체결식을 갖고 양사에 6척씩을 발주했다. 선박 건조 금액은 약 1조7776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새로 건조하는 선박들은 스마트쉽 시대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운항효율·친환경성·자동화 기술 측면에서 차세대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선형은 길이 335m, 폭 51m 건조하고, 추진방식은 배기가스 배출 감소와 연료효율 향상을 위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선박으로 건조하여 향후 LNG 전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자료: HMM 50년사>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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