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결산 배당금 총액 717억 원...전년 대비 100% 파격 증액 결단
전자사업부 해외 생산거점 신설…주주 달래기·미래동력 확보 '투트랙'
조특법상 고배당기업 지위 확보…투자자 분리과세 9% 혜택도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두산은 이같은 내용의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공시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2020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던 두산은 2022년 초 이를 성공적으로 조기 졸업하는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후 불과 4년 만에 연결 기준 총자산 32조9278억원,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가용 현금 4조9279억원을 쌓아 올리며 '재무적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은 든든해진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첨단소재 및 에너지 등 미래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두산의 배당금부터 들여다보면 파격적인 상승이 엿보인다. ㈜두산은 2025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4000원, 두산우(우선주) 1주당 4050원, 두산2우B 1주당 4000원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717억83만9000원으로 전년 배당총액 358억5143만5000원 대비 두 배 급증했다. 배당기준일은 2026년 4월 3일이며 배당금 지급은 주주총회 결의일(3월 31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집행된다.
공시 기준 배당성향은 94.6%에 달한다. 두산이 2026년 고배당기업 요건 충족을 위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배회사 소유주지분 당기순이익을 분모로 산출한 수치다. 통상 국내 제조업 대기업의 배당성향이 20~40%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준이다. 다만 연결 기준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1737억원)을 분모로 재산출하면 배당성향은 41.3%로 낮아진다. 어느 기준을 적용하든지 조세특례제한법이 규정하는 고배당기업 요건인 배당성향 25% 이상, 전년 대비 배당총액 10% 이상 증가 조건은 충족된다.
이같은 파격적 배당의 배경에는 ㈜두산의 현금 창출력이 자리한다. ㈜두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9조7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매출원가 관리 효과를 등에 업고 1조6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9% 늘어난 수치다. 연결 총자산은 32조927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유동성 지표는 이번 주주환원의 실질적 여력을 증명한다.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은 4조9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3.0% 급증했다. 유동자산 전체도 14조1933억원으로 전년 11조9126억원에서 19.1% 불어났다. 매출채권이 2조2794억원으로 전년 1조7184억원 대비 32.7% 늘어난 것은 거래 규모가 실질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유동자산은 18조7345억원으로 전년 18조2304억원 대비 2.8% 소폭 증가했고, 유형자산(PP&E) 7조1095억원, 무형자산 8조8338억원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외형 성장 이면에 자리한 단기 부채의 급증세는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부분이다. 총부채를 보면 20조6935억원으로 전년 18조2536억원 대비 13.4% 증가했다. 유동부채가 13조7544억원으로 전년 11조242억원 대비 24.8% 급증했고,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은 3조5373억원으로 전년 2조4951억원 대비 41.8% 늘었다. 단기사채 등 단기금융부채도 3조9859억원으로 전년 3조811억원 대비 29.3% 증가했다. 자본총계가 12조2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부채비율은 169.2%로 전년 153.5% 대비 15.7%p 상승했다. 유동자산(14조1933억원)이 유동부채(13조7544억원)를 여전히 웃돌고 있어 단기 유동성은 유지되고 있으나 여유 폭이 4389억원으로 좁혀진 것은 관리가 필요한 변수로 평가된다.
다만 두산의 부채 증가는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 등 핵심 계열사들이 에너지전환·첨단소재 분야에서 대규모 CAPEX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레버리지의 성격으로 판단된다. 레버리지란 기업이 차입금 등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 삼아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재무 전략을 뜻한다. 현금성 자산이 4조9279억원으로 33.0% 급증한 부분도 이를 방증한다. 영업 현금흐름이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부채 확대인 셈이다.
자사주 소각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두산은 2026년 중 임직원 보상(RSU) 목적을 제외한 자사주 잔여 물량 전체를 소각하겠다고 못 박았다. 소각 규모는 보통주 195만6424주, 우선주 61만2104주다.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들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이 동반 상승한다. 재무 실적이 그대로인 상태에서도 1주의 가치가 높아지는 구조인 셈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이라는 두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두산은 2026년 2월 25일 임직원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선제적으로 지급하고 이를 배당금총액 산정에도 반영했다. 주주와 임직원의 이해관계를 기업 성장이라는 단일 목표로 풀어낸 대목으로 읽힌다.
성장 투자의 핵심은 전자사업부다. 동박적층판(CCL, Copper Clad Laminate)을 중심으로 첨단 전자소재를 생산하는 전자사업부는 AI 서버, 전기차,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등 하이엔드 수요처를 빠르게 확장 중이다. 감사보고서 기준 전자사업부 수주잔고는 30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두산은 진행 중인 국내외 증설 계획을 이행하는 한편, 2026년 중 해외 생산법인을 신규 설립해 지정학적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고 현지 빅테크 고객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첨단 반도체 패키징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메가트렌드가 CCL 수요를 중장기적으로 끌어올리는 환경에서 해외 생산 거점 확보의 전략적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이란 평가다.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강화도 돋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원전·가스터빈·수소), 두산퓨얼셀(수소연료전지), 두산로보틱스(협동로봇)가 각자의 섹터에서 시장 지위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두산퓨얼셀 미국법인 하이엑시엄(HyAxiom)은 글로벌 크레딧 시장에서 자금 조달 역량을 실증했다. 하이엑시엄은 한국투자증권(500억원), NH투자증권(500억원), 키움증권(500억원), 이레금융(300억원), KB증권(200억원), 우리금융투자(200억원) 등 국내 6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2200억원 규모의 단기 대출 약정을 확보했다. 외부 자금이 두산 그룹 수소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세제 혜택은 이번 주주환원 패키지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두산은 조세특례제한법 제104조의27에 따른 고배당기업 지위를 확보했다. 직전 사업연도(2025년) 배당성향 25% 이상(실제 94.6%), 전년 대비 배당총액 10% 이상 증가(실제 100%)라는 두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동시에 충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산 주주들은 이번 2025년도 결산 배당을 통해 지급받는 배당금(총액 717억 원 규모)에 대해 기존(14%)보다 파격적으로 낮은 9%의 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누리게 됐다. 세후 실질 배당수익률이 높아진다는 점은 기관투자자·외국인투자자의 저평가를 해소하는 주가 상승 요인 중 하나다.
이경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은 흔들림 없는 자체사업과 자회사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2025년 결산 배당 DPS를 전년 대비 2배 상향한 4000원으로 결정하며 배당소득 분리 과세 요건을 충족했다"며 "주목할 점은 보유 자사주 15.4% 중 임직원 보상 목적(RSU)를 제외한 12.2% 전량을 2026년 연내 소각하기로 결의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는 시장의 주주환원 요구에 원칙적으로 응답한다는 경영 의지이자 주가 상승 촉매라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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