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철강 규제 중심 EU서 민간 해법 모색

채명석 기자

2026-04-15 12:26:46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정기회의 참석
탈탄소 전환에 대한 철강업계 연대 필요성 논의.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왼쪽)과 우르 달베레르(Uğur Dalbeler) 세계철강협회장 겸 튀르키예 촐라콜루 메탈루지(Çolakoğlu Metalurji A.Ş.) 회장이 2026년 4월 14일(베를린 현지시간) 포스코의 세계철강협회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Sustainability Champion)’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그룹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왼쪽)과 우르 달베레르(Uğur Dalbeler) 세계철강협회장 겸 튀르키예 촐라콜루 메탈루지(Çolakoğlu Metalurji A.Ş.) 회장이 2026년 4월 14일(베를린 현지시간) 포스코의 세계철강협회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Sustainability Champion)’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그룹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미국에 이어 철강 수입장벽을 높이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심장 독일을 찾아가 세계 철강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글로벌 철강산업의 원활한 공급망 재편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15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장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worldsteel) 정기회의에 참석해 탈탄소 전환을 위한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철강업계를 대표해 협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국 보무강철, 일본제철, 인도 JSW 등 글로벌 철강사 CEO들이 집결해 ▲에너지 위기 대응 ▲지정학적 리스크의 산업 영향 ▲탄소 배출 측정 방식의 국제 표준화 등 중장기 핵심 과제들을 심도 있게 다뤘다.

자리에서 장 회장은 수요 둔화와 에너지 비용 상승이라는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도 ‘탈탄소 전환’은 철강업계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할 과제임을 강조하며, 포스코의 탈탄소 로드맵을 공유했다.

특히, 장 회장은 “글로벌 철강산업이 성공적인 탈탄소 전환을 이뤄내고, 탄소저감 강재가 시장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 세계 철강 업계의 긴밀한 공조와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회장은 사잔 진달(Sajjan Jindal) 인도 JSW그룹 회장, 리우지엔(Liu Jian) 중국 하강그룹 동 사장 등과 연쇄 회동했다. 장 회장은 해외 철강 투자와 탄소저감 기술, 공급망 안정화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시작한 철강제품에 관한 고율 관세 폭탄은 미국에서 시작해 EU가 맞불을 놓으며 확산하고 있다.

특히 EU는 세계 최초로 탄소국경조정제도(이하 CBAM)는 2026년 1월 1일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했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주요 품목을 대상으로 하며, 이 품목들을 EU로 수출하는 기업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인증서를 구매하여 제출해야 한다.

이에 더해 EU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무관세 수입 철강 제품을 현재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무관세 쿼터를 초과하는 제품에 매기는 관세는 기존 25%에서 50%로 대폭 높이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EU가 계획대로 7월부터 새 제도를 시행하면 한국 철강업계의 유럽 지역 수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발표에 따르면, 무관세 수입 쿼터(할당량)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1830만t으로 줄어들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매긴다.

EU가 지난 2018년 도입해 현재 적용 중인 철강 수입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따른 연간 무관세 수입 쿼터는 약 3500만t이었다. 저율관세할당(TRQ)이라고 부르는 무관세 물량은 나라별로 협상을 통해 각각 정해졌고, 이를 넘는 제품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아울러 EU는 이번에 조강(melted and poured) 기준도 새롭게 도입했다.

원산지 규정 강화를 통해 중국산 등 저가 철강 슬래브를 수입해 제3국에서 가공한 뒤 EU에 수출하는 소위 '택갈이' 행태를 막으려는 조치다.

EU의 강화된 철강 수입 관세 제도는 한국과 같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제품에도 적용된다. EU 수입 철강 제품의 약 3분에 2가 FTA 체결국에서 온다.

EU의 CBAM과 무관세 조치는 EU가 해외 철강 수입을 더 강하게 억제하기 위해 마련했다. 세계적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철강 과잉 생산 상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EU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철강 제품 수입의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미 수출길이 막힌 물량까지 세계 최대 철강 시장 중 하나인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EU 철강 시장 내 경쟁이 격화된 상황이 고려됐다.

외국 물량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산 철강재의 범람을 막으려는 조치다. 중국을 잡기 위해 한국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어쨌건 EU는 새로운 보호 조치를 통해 현재 67%까지 낮아진 역내 철강산업 가동률을 8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U는 미국과 함께 한국 철강 제품의 최대 수출 지역이다. 양대 지역에서 관세 압박에 직면한 상황 속에서 장 회장은 독일에서 글로벌 철강사 CEO를 만난 것이다. 각국 정부의 규제를 철폐하거나 낮출 수 있도록 기업이 한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회원사 간 입장 차도 국가 못지않게 크다.

미국과 EU 철강사들은 겉으로는 갈등 국면에 놓인 듯 하지만 지분과 설비 투자 등으로 엮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양 지역 정부의 통상 압박은 호재로 여기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내수시장을 외국산에 내주면서 해외시장에서의 입지는 축소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장 회장은 이들 업체 최고경영자(CEO)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해 모두의 공감대를 얻는 방안을 도출하는 데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EU의 탄소 중립 정책 추세에 부응하고 실천하는 업체들엔 EU 시장에 수출하는 제품에 관세 인센티브 혜택을 부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 회장은 14일 열린 세계철강협회 회원사 회의에서 포스코를 대표해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Sustainability Champion)’ 선정패를 받았다. 이는 세계철강협회가 철강산업의 지속가능 발전을 선도하는 기업에 수여하는 인증으로, 포스코는 2022년부터 5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으며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철강업계의 상호 이해와 발전을 목표로 설립된 글로벌 기구로, 전 세계 철강사 및 지역별 철강협회, 연구기관 등 총 157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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