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성장세…2025년 사상 첫 순이익 4조원 돌파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2026년 1분기 합산 순이익은 약 5조191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 동기 4조9301억원 대비 5.3% 증가한 수준으로 1분기 기준 순이익이 5조원을 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지주사(기업은행 포함) 전체로는 약 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시중금리 변동에 NIM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1분기 NIM이 4bp 이상 상승해 은행권 중 가장 큰 개선 폭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당시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우세해 대부분 은행들이 NIM 전망을 보수적으로 발표했다"며 "그러나 최근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시중금리가 상승해 마진이 오히려 개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중동 리스크에 따른 증시 급등락도 역설적으로 금융지주 실적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코스피가 한 단계 레벨업되고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증권중개수수료 등 자본시장 관련 수수료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은행의 신탁과 펀드판매 등 수수료 수익도 늘어 비이자이익 확대가 실적을 떠받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은 마진 확대와 대손비용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며 이익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총환원율 50% 달성이 가시화된 만큼 PBR 1배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측면에서 하나금융은 뚜렷한 성장 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은 3조7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7% 증가하며 당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4조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늘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순이자이익 증가와 함께 수수료 중심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면서 실적 확대를 견인했고 기업대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가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 정책도 대폭 강화됐다. 2023년 1500억원이었던 자사주 매입총액은 2024년 3970억원, 2025년 8031억원까지 확대됐다. 2025년 총 주주환원 규모는 그룹 출범 이후 역대 최대인 약 1조8031억원에 달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48%를 달성했으며 2027년까지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5년부터는 연간 현금배당총액을 고정하고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해 주주들에게 배당 규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해외 전략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가 핵심 축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전략 거점으로 설정하고 현지 금융사 인수 및 지분 투자, 디지털 플랫폼 협업 등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왔다. 베트남에서는 리테일 금융과 기업금융을 동시에 강화하며 성장 기반을 다졌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 및 비은행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서비스 구축에 주력했다.
싱가포르를 글로벌 자금 조달 및 투자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글로벌 IB(투자은행)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 점포 확장에서 벗어나 자본시장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투자·협업 중심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접근을 취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도 해외 사업 확대의 중요한 축이다.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물리적 점포 의존도를 낮추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적극 추진해 금융권 최초로 BNK금융지주와 iM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제도화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강화를 위해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반도체·에너지·방산 등 전략 산업 중심의 금융 지원을 확대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 이상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9.19%로 개선됐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사법 리스크 해소가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함 회장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장기간 재판을 받아왔으나 대법원이 올해 1월 무죄를 확정하면서 법적 불확실성을 털어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하나금융 주주총회 안건에 전반적 찬성 의견을 제시한 배경에도 이 같은 사법 리스크 해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주는 주가 선조정으로 평균 PBR이 0.65배 수준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하 기대가 소멸되고 국채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방어적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경기 우려가 본격화된다면 은행주도 후행적으로 투자심리가 약화될 가능성은 분명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함 회장은 글로벌 확장 전략과 지배구조 안정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확보하며 경영 기반을 강화하는 국면에 진입했다. 중동 리스크라는 예상치 못한 대외 변수에도 1분기 실적 호조가 예상되면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금융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환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7536@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