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대표 "AI 성공기준은 유용성·신뢰·개방성…직관적으로 설계해야"

조재훈 기자

2026-01-21 16:44:25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진정한 AI가치, 벤치마크서 드러나지 않아"

지난 5일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이 인공지능(AI)은 혁신 기술을 넘어 수도·전기처럼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인프라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AI의 성패는 기술 우위가 아니라 신뢰와 접근성, 실용성, 개방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노 사장은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업계의 진정한 과제는 사용자의 AI 문해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별도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듯 학습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AI를 설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사장은 새로운 기술의 확산 과정을 설명하는 ‘아마라의 법칙(Amara’s Law)’을 언급하며,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술일수록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하며 폭넓게 사용되기 때문에 오히려 배경으로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라의 법칙을 유념한다는 것은 AI를 단기적인 화제성이 아닌, 실질적이고 일상적인 혁신으로 확장할 수 있는 요소를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인프라는 사람들이 별도의 전문 지식 없이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믿고 의지하는 것”이라며 “AI 역시 실생활에서 얼마나 실용적이고 도움이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노 사장은 AI 인프라의 또 다른 핵심 요소로 ‘신뢰’를 꼽았다. 그는 “AI는 메시지, 사진, 문서, 금융, 건강 등 개인의 삶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에 깊숙이 관여한다”며 “인프라는 실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이를 위해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은 도달 범위, 개방성,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둬야 한다”고 밝혔다.
또 “AI가 다수에게 기본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기와 더 많은 사람에게 일관된 고품질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사용자가 별도의 학습 없이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AI는 보편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사장은 “최고의 AI가 배경에 머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AI가 눈에 덜 띌수록 사용자는 더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를 인프라로 바라보는 관점은 단순히 답을 제시하는 단계를 넘어, 사용자의 작업을 완료까지 이끄는 ‘에이전틱 AI’ 시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AI의 진정한 가치는 벤치마크 점수나 모델 성능 비교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고 참여하며 일상을 수월하게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조재훈 빅데이터뉴스 기자 c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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