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4조7000억원…전년比 '반토막'
반도체, 매출 늘었지만 재고 충당 탓 부진
하반기 HBM·서버용 제품 판매 증대 총력
모바일·가전은 성장세…점유율 확대 노려

삼성전자는 31일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74조6000억원, 영업이익 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10조4400억원에서 6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앞선 1분기 매출 79조1400억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을 달성한 삼성전자는 2분기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은 매출 27조9000억원을 거뒀다. 1년 전(27조3800억원)보다 소폭 개선된 수치다.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와 서버용 D램·저장장치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특히 파운드리 매출이 1분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반도체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는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미국의 대중 제재 영향에 따른 재고 충당금이 꼽힌다. 재고 충당금이란 기업이 보유한 재고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될 때 예상 하락 폭만큼 회계 장부에 미리 반영하는 비용을 말한다. 또한 성숙 공정 가동률 저하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모바일·네트워크·가전 등 이른바 세트 사업을 하는 DX(디바이스 경험)부문 매출은 전년(41조8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43조6000억원으로 나타냈다. 갤럭시 S25 시리즈 판매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성수기를 맞아 판매가 급증한 에어컨, AI 가전이 실적을 견인했다. 자회사인 하만과 디스플레이 역시 호실적을 보였다.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실적 반등을 꾀한다.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는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탑재를 목표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파운드리사업부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2나노(㎚·1㎚=10억분의1m)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 양산을 본격화한다.
DX부문은 모바일·TV·가전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한편 네트워크 사업 신규 수주와 비용 효율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모바일 사업의 경우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플립7 판매가 시작된 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 한·미 간 이른바 상호 관세 협상이 극적 타결되며 한 숨 돌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은 비관세 장벽을 명분으로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지만 시한을 하루 남겨두고 관세율을 15%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전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적어도 유럽·일본 제품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한·미 협상 타결을 통해 불확실성이 감소했다"면서 "합의 세부 사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CFO는 "8월 중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파생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가 중요하다"며 "양국 간 기회와 리스크 분석해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sy@thebigdata.co.kr, showing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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