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일부 종목의 경우 이미 선거 과정에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정치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취임 직후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가동과 추가 경정예산 편성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및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체질 개선·시장 신뢰 앞세워 코스피 5000 달성
앞서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를 여는 첫걸음은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유동성 공급, 경기부양에 그치지 않고 상법 개정과 주주환원,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등에 따른 제도적 혁신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이사의 충실의무, 자사주 소각 의무화, 소액주주도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을 담은 상법개정안에 대한 재추진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상법개정안은 이미 국회에서 한 번 통과됐으나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또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코스닥벤처펀드 소득공제 연장 등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외국인 투자 유입과 함께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을 동시에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책 테마주 아닌 구조적 혁신주…투자 패러다임 변화 필요
증권가에서는 이 대통령 관련 수혜주로 △증권 △신재생에너지 △AI △건설 △지역화폐 관련 종목들을 꼽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단기적 랠리, 테마주 급등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구조적 변화에 따른 수혜주를 선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증권주의 경우 단순히 브로커리지(수수료) 의존도를 벗어나 자산관리(WM)와 디지털 플랫폼 역량을 강화한 증권사가 장기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증권업계의 디지털 플랫폼 혁신을 선도하고 있고, 온라인 기반 투자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배당소득세 인하, 자사주 소각 의무 등을 추진할 경우 이미 배당 성향이 높거나 자사주 소각 경험이 많은 대형주가 직접적인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주주환원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포스코홀딩스와 KT&G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상법 개정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책의 본격화에 따라 이미 글로벌 수준의 ESG경영과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한 LG화학, SK하이닉스, 한화솔루션에 대한 재평가도 기대된다.
AI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분야의 경우 이 대통령의 정책 드라이브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AI 반도체 분야로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언급되며, AI 서비스 분야로는 네이버 카카오 등이 꼽힌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 대우건설 등의 대형 건설사들도 인프라 부분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이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인 지역화폐는 내수 부양 정책과 연계해 소비와 결제, 유통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지역화폐 관련 업체인 △코나아이 △웹케시 △쿠콘 등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주권정부(가칭)의 산업 및 재정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코스피는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3000선을 회복할 수 있다"며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머물러 있고, 현재 선행 주당순이익(EPS) 297포인트 기준 단순 PER 10배만 적용해도 코스피는 2970선까지 상승여력이 있다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2027년까지 이어질 이익 성장세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코스피 3000 돌파는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며 "다만 최근 단기 랠리 이후에는 일부 과열 종목의 매물 소화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첨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5000시대 공약은 단순한 지수 상승이 아닌 자본시장 체질 개선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시장의 단기적 기대감에 편승하기보다 정책의 본질과 구조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정책 테마주에서 구조적 혁신주로 투자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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