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앞둔 전남대병원 간호사, 혈액암 환자에 조혈모세포 기증 화제

결혼 7개월 앞두고 정밀검사 후 기증…“헌혈 방식으로 통증 없어 꼭 추천”

김궁 기자

2022-06-29 15:32:07

조혈모세포 기증한 신준현 간호사 (사진제공 = 전남대병원)
조혈모세포 기증한 신준현 간호사 (사진제공 = 전남대병원)
[빅데이터뉴스 김궁 기자]
유전자가 동일한 혈액암 환자에 조혈모세포 기증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올해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 고민스러웠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예비 신부와 부모님, 그리고 직장 동료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기증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전남대학교병원 간호사가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해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전남대병원 흉부외과에서 근무 중인 신준현(31) 간호사다.

신 간호사는 지난 2013년 대학시절 교내에서 장기기증 및 조혈모세포 기증을 홍보하는 부스에서 기증 신청서를 작성했다.

간호대학에 다니는 예비 의료인인 만큼 기회가 되면 선의를 베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혈모세포 기증은 환자와 기증자 간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 형질이 일치해야 하는데, 이 확률이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후 올해 3월 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혈액암환자와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땐 곧바로 결정할 수 없었다. 결혼 7개월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기 때문이다.

신 간호사는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예비 신부는 물론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답변을 할 수가 없었다또 기증하게 되면 여러 차례 검사는 물론 자칫 부작용이 나타나 출근을 못하게 되면 동료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어 망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남대병원 간호사로 근무 중인 여자친구는 물론 부모님과 동료들 또한 신 간호사의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해 줘 지난 5월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말초혈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골수 이식이라 불리던 조혈모세포 이식은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 종양을 치료하기 위해 혈액종양 환자에게서 암세포와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다음 기증 받은 새로운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주는 치료법이다.

이식받은 환자는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혈액 세포를 만듬으로써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위해서는 3~4일 전부터 촉진제를 투여해 조혈모세포 수치를 높인 후 3일간 입원해 검사를 거쳐 채취한다.

과거에는 척추에서 골수를 채취해 고통이 심했지만 의학기술의 발달로 헌혈과 비슷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유전자만 동일하다면 통증 없이 조혈모세포 기증이 가능해졌다.

신 간호사는 제 기증으로 수혜자에게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너무 기쁘고 평생 건강하게 지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조혈모세포 기증자가 매우 적다고 하는데 통증도 없고 비교적 쉽게 기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훌륭한 선택을 하는 분들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궁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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